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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시삼백 사무사 뜻

by 빗방울이네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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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의 뜻을 새겨봅니다. 시를 왜 읽어야 하는지, 그 까닭을 생각하게 하는 문장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의 뜻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는 '300편의 시(詩)에는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공자가 시 305편을 산정(刪定) 한 후 한 말이라고 국어사전에 소개되어 있네요.
 
이 305편은 유학 오경의 하나인 「시경(詩經)」에 있는 시(詩)를 말합니다. 「시경(詩經)」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집으로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공자가 주나라 이래 700여 년 동안 지어진 시 3,000여 편 중에서 305편을 추린 시집인 것입니다.
 
공자가 그 시들을 보고 한 말이 '사무사(思無邪)'였네요.
 
'사무사(思無邪)', 생각 '思(사)', 없을 '無(무)', 간사할 '邪(사)'로 구성되어 '생각함에 사특함, 간사함이 없다'라는 뜻입니다.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어디서 나온 말인지 한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2.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의 유래

 
이 문장은 「논어」 위정(爲政) 편 제2장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위정(爲政)'은 정치를 한다는 말이네요. 세상을 다스리는 일 말입니다. 그러니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도 정치를 하는 사람, 즉 위정자(爲政者)의 덕목과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시(詩)와 사무사(思無邪)와 정치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논어」  위정(爲政) 편 제2장을 읽어봅니다.
 
子曰(자왈) 詩三百(시삼백)에 一言以蔽之(일언이폐지) 하니 曰(왈) 思無邪(사무사)니라.
- 공자께서 말했다. 시경에 들어 있는 300편의 시들은 한마디로 모두 다 말해서 생각함에 간사함이란 없다.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10년) 중에서.
 
논어의 원문에는 '詩三百(시삼백)'과 '思無邪(사무사)'의 중간에 '一言以蔽之(일언이폐지)'라는 문장이 들어있었네요.
 
'一言以蔽之'에서 '蔽(폐)'는 '덮다, 가리다'의 뜻도 있지만, '총괄하다, 개괄하다, 판단하다'의 뜻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줄거리를 대강 추려낸다는 뜻인 '개괄하다'의 의미로 새깁니다.
 
그러니까 '一言以蔽之'는 공자가 3,000여 편의 시를 300여 편으로 추려내어 개괄하여 한마디(一言)로 말한다는 의미네요. 그 한마디는 300편에 든 키워드일 것입니다. 
 
이 키워드란 300편의 시를 관통하는 정서, 그 시에 한결같이 묻어있는 감정일 것입니다.
 
300편의 시를 관통하는 정서, 그것이 바로 '사무사(思無邪)', '생각함에 사특함이 없다'라는 것이었네요. 
 

"시를 읽어야하는 까닭?" - 논어 -'시삼백-사무사'-글- 중에서.

 

 

3. '사무사(思無邪)'에 담긴 뜻

 
'사무사(思無邪)'에 든 '邪(사)'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봅니다.
 
'邪(사)'는 간사하다(마음이 바르지 않다), 사악하다, 기울다, 비스듬하다, 바르지 아니하다, 사사롭다, 품행이 부정한 사람, 사사로운 마음 등의 뜻이 있네요. 매우 부정적인 뜻입니다.
 
'邪(사)'자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어금니 '牙(아)'자가 들었네요. 상대방을 물어뜯기 위해 이빨을 드러내는 의미가 글자 속에 들었네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이빨을 드러낸다는 것은 상대방을 헤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
 
공자가 「시경」을 엮을 때 추려낸 시(詩) 300편을 개괄해 보니 한마디로 '사무사(思無邪)'더라, 한마디로 바르지 못함이 없더라, 간사하거나 악함이 없더라, 남을 헤치려는 마음이 없더라는 뜻이네요. 시 300편이 모두 한마디로 순수하고 깨끗하더라는 말이네요.
 
시(詩)가 무엇이길래 그렇다는 말일까요?
 
백석 시인님은 "진실로 인생을 사랑하고 생명을 아끼는 마음이라면 어떻게 슬프고 시름차지 아니하겠습니까?"라면서, "시인은 슬픈 사람입니다. 세상의 온갖 슬프지 않은 것에 슬퍼할 줄 아는 혼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시인들이 쓴 시(詩)라면 그 시 속에는 진실로 인생을 사랑하고 생명을 아끼는 마음이 가득하겠네요.
 
'시삼백(詩三百) 사무사(思無邪)'라는 문장이 「논어」의 '위정(爲政)'편에 있는 이유가 있었네요.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시(詩)를 읽고 시에 가득한,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연민하는 마음을 배우고 길러라는 의미겠습니다. 그래야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어디 정치에만 해당하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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