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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 온천장 원조꼬리곰집

by 빗방울이네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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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으로 온천장 '원조꼬리곰집'을 갑니다. 40년 넘게 꼬리곰탕을 내는 집인데요, 먹고 나면 허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힘을 꽉 채워주는 집입니다. 함께 드시죠.
 

1. 40년 내력 온천장 '원조꼬리곰집' 소개

 
오늘은 원조꼬리곰집(부산 동래구 온천장로 52)에 갑니다. 꼬리탕과 곰탕, 도가니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입니다. 1980년 개업했으니 올해로 43년째네요. 40년을 넘게 꼬리탕을 내는 집이니 맛은 보장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5년 전에 새 건물을 지어 식당의 안팎이 깔끔해졌어요. 허름했던 이전 건물을 헐고 그 자리에 멋진 현대식 건물을 앉혔네요. 이 집은 갈비 골목으로 유명하던 온천장 부흥기 때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식당으로 꼽힙니다. 사람들이 온천장 일대에서 밤새 유흥을 즐기다 아침에 이 집 곰탕으로 해장을 하면서 속을 풀던 곳이랍니다. 온천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식당이네요.
 
'백년가게' 홍보판이 식당 벽에 걸려있네요. 잠깐 읽어볼까요? 이 집의 대표 식재료는 소의 꼬리입니다. 통으로 된 꼬리를 사 와서 직접 손질한다고 하는데, 번거롭고 까다로운 일이지만 '맛'을 위해 이런 요리과정을 고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꼬리 수육이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낸다고 하네요. 
 
메뉴를 볼까요?
 
탕류는 한우꼬리탕(34,000원), 꼬리탕(25,000원), 도가니탕(20,000원), 족탕(20,000원), 양곰탕(18,000원), 내장탕(13,000원), 양지탕(13,000원), 곰탕(13,000원)이 있네요.
 
수육류는 한우꼬리수육(90,000원), 모둠수육(85,000원), 도가니수육(60,000원), 족수육(60,000원), 한우내장수육(50,000원), 한우사태수육(40,000원)이 있고요. 
 
지금은 창업주의 며느리가 운영하는데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문을 열라는 창업주 당부대로 아침 8시 반에 영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월요일 휴무고요.
 

2. 부드러워 참 쉬운 ‘꼬리뼈 발골 대회’

 
빗방울이네도 이 집의 오랜 응원자랍니다. 비싼 집이어서 자주는 못 가지만요. 특별한 날에 이 집에서 꼬리탕을 먹으면(대개는 꼬리탕을 먹으려다 곰탕을 시키지만요), 마음과 몸이 불뚝 충전되는 기분을 주는 집입니다.
 
오늘은 빗방울이네의 지인들과의 오찬이었습니다. 메뉴는 꼬리곰탕이고요. 
 
그런데요, 오늘 일행 중 치아가 안 좋은 분이 있어 내심 걱정했는데 어찌나 잘 드시던지요. 탕 속에 든 꼬리 수육 정말 부드럽네요! 모두 발군의 발골실력을 뽐내며 뽀얀 꼬리뼈를 저마다의 뚝배기 옆에 가지런히 전시해 놓았네요. 소의 꼬리뼈가 저렇게 생겼군요.
 
국물 참 진하네요. 꼬리수육을 거의 먹고 국물에 밥을 맙니다. 국물과 밥을 한 술 떠 그 위에 깍두기를 올려 입 속으로 영접합니다. 담백하면서도 고소하고 속이 꽉 찬 든든한 맛이네요. 반찬류로는 배추김치, 깍두기, 생부추무침, 고추와 조각 마늘, 된장과 양념간장이 나왔습니다. 식당에서 직접 담그는 김치라고 합니다. 그리고 부추장아찌가 있었어요. 부추장아찌를 조금 집어 먹어보니 특유의 부추향이 짭짤하게 숙성되어 꼬리곰탕과 잘 어울리네요.
 

부산맛집온천장원조꼬리곰집의꼬리탕
부산 맛집 온천장 '원조꼬리곰집'의 꼬리탕.

 

 

3. '꼬리의 힘'으로 서로 더 사랑해 주기


오늘 '원조꼬리곰집'에 함께 자리한 분들은 참으로 정다운 이들입니다. 아까 식당에 들어와서 테이블에 앉자마자 꼬리탕을 주문하고, 빗방울이네는 화장실 가는 길 쪽에 있는 계산대로 가서 미리 식비를 계산했습니다.
 
빗방울이네의 질풍노도 시절 함께 한 이들이죠. 그래서 이렇게 오랜만에 만난 김에 드문 꼬리탕을 한번 대접하고 싶었답니다. 아침 일찍 서울서 출발해 부산까지 달려오신 S형은 빗방울이네가 하자고 하면 다 하겠다고 말해주는 분입니다. 항상 부족한 빗방울이네인데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H형은 그냥 곁에 가만히 계셔도 든든하답니다. 눈매는 매서워 보이지만 얼마나 다정한데요. 소설가인데, 그의 특별한 문장은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차지고 깊은 맛이 있습니다. 남대서양 포클랜드 앞바다에서 막 돌아온 C형은 피부가 좀 검어 속도 검을까 하겠지만 마음결이 얼마나 희다고요. 빗방울이네가 만만하게 형아! 하고 불러도 되는 살가운 사이랍니다. 
 
정다운 이들, 우리 이 꼬리 힘으로 더 힘차게 사랑해 주기예요!

'원조꼬리곰집'의 정갈한 분위기와 깊은 맛에 기대어 모두가 행복하고 뿌듯한 점심시간이었습니다. 이 집 꼬리탕은 함께 자리한 이들 사이를 서로 가깝게 당겨주는 힘이 있네요.
 
글 읽다가 가끔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우는 블로그 '독서목욕'입니다. 부산 대표 음식인 밀면을 처음 개발한 원조 식당의 밀면을 미리 맛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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