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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by 빗방울이네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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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가수님의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를 만나봅니다. 순수하고 솔직한 노랫말에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 속삭이는 듯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함께 읽으며 들으며 부르는 독서목욕을 하며 마음을 씻어보십시다.
 

1.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부르기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 김성호 작사·작곡·노래(1959년~ , 서울)
 
그녀는 너무나 눈부신 모습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죠
나의 더러운 것이 묻을까 두렵기도 했지만
그녀에게 다가 갈수록 내 마음은 병이 들었죠
 
그녀는 천사의 얼굴을 천사의 맘을 가졌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죠
허름한 청바지에 프라스틱 귀걸이를 달고 있던
그녀를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건 너무나 자랑스러워
 
내가 갖고 있는 또 하고 있는 내가 그렇게도 원했던 모든 것
어느 날 갑자기 의미 없게 느껴질 때 오겠지만
그녀와 커피를 함께 했던 가슴 뛰던 기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사랑이란 말이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기에
나는 그녀를 감히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싫었어
하지만 밤새워 걸어도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보다 더 적당한 말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외로운 날이면 그녀 품에서 실컷 울고 싶을 때도 있었죠
가느다란 손이 날 어루만지며 꼭 안아준다면
그녀는 나에게 말했죠 친절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렇게 대한 것이죠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죠
 
김성호 가수님은 1959년 서울 출신으로 1989년 1집 앨범 「김성호의 회상」을 비롯 모두 5개의 정규 음반을 발표해 1990년대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중앙대학교 록밴드 '블루드래곤' 1기 출신으로, 1978년 제1회 TBC 해변가요제 장려상('내 단 하나의 소원')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싱어송 라이터로 수많은 히트곡을 냈는데, 방송출연을 잘 안 해서 대중에게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입니다. 
그는 자신의 음반에 실린 노래 대부분을 작사 작곡했으며, 주요 히트곡으로는 '김성호의 회상'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웃는 여잔 다 예뻐' 등이 있습니다.
국민 응원곡으로 사랑받는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를 작곡한 것을 비롯, 다섯손가락의 '풍선',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 박성신의 '한 번만 더', 홍수철의 '장미빛깔 그 입술' 등 수많은 명곡을 만들었습니다.
 

2. 63세 노신사가 부르는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를 본 적이 있습니까?

 
2021년에 제작된 동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전주 KBS의 '백투더뮤직'입니다. 거기서 김성호 가수님이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를 부르고 있네요. 김성호 가수님이 1959년생이니 이때(2021년)는 63세입니다.
 
동영상 속의 그는 야외의 초록의 잔디와 나무들을 배경으로, 면바지에 회색 재킷의 노타이차림으로 밴드 연주에 맞추어 노래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희어지고 빠졌습니다. 피부도 주름졌습니다. 그러나 핑거스타일의 아름다운 기타 선율을 타고 노래하는 그는 참으로 멋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정갈할 수 있다면, 저렇게 맑고 환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지요.
 
그녀는 너무나 눈부신 모습을 하고 있었죠 /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죠
나의 더러운 것이 묻을까 두렵기도 했지만 / 그녀에게 다가 갈수록 내 마음은 병이 들었죠

-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이 노래는 1994년 「김성호 3집」에 수록된 곡입니다. 김성호 가수님이 30대 중반에 부른 노래이네요. 자신이 30대에 부른 노래를 60대에 부르고 있네요. 푸른 하늘을 응시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자신이 지나온 청춘의 시간을 응시하고 있을까요? 노래가 진행될수록 허공을 응시한 노신사의 눈이 촉촉해지고 있네요. 
 
그의 목소리는 속삭이는 듯 편안한 중저음이네요. 그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짝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그 애틋한 사연이 아름다운 멜로디에 실려 가슴속을 파고드네요. 
 
그녀는 천사의 얼굴을 천사의 맘을 가졌죠 /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죠
허름한 청바지에 프라스틱 귀걸이를 달고 있던 / 그녀를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건 너무나 자랑스러워

-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이 노래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심금을 울리는 이유가 된 구절입니다. 나의 연인은 나만의 연인입니다. 참으로 신비로운 일입니다. 그녀가 아무리 '허름한 청바지에 프라스틱 귀걸이를 달고' 있어도 나에게는 그녀가 천사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요. 아름다움에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까요? 아름다움이야말로 상대적인 것이어서 우리는 각자의 짝꿍을 만나 행복한 거겠지요? 이 맹목의 콩깍지!
 

김성호노래당신은천사와커피를마셔본적이있습니까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3. '가느다란 손이 날 어루만지며 꼭 안아준다면'

 
내가 갖고 있는 또 하고 있는 내가 그렇게도 원했던 모든 것 / 어느 날 갑자기 의미 없게 느껴질 때 오겠지만
그녀와 커피를 함께 했던 가슴 뛰던 기억은 /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그녀와 커피를 함께 했던 가슴 뛰던 기억'을 간직하고 계시지요? 다시 오지 않을 그 설렘의 기억은 얼마나 소중한지요. 이 대목에서 동영상 속의 노래하는 노신사의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있네요.
 
사랑이란 말이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기에 / 나는 그녀를 감히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싫었어
하지만 밤새워 걸어도 아무리 생각해 봐도 / 그보다 더 적당한 말은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요즘도 '사랑이란 말이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요즘'이겠지요. 원시시대 동굴벽화에 '요즘 젊은이는 예의가 없어'라는 류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사랑은 얼마나 오래된 유적이며 얼마나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고 묻혀있는 유적인지요. 또 얼마나 시시각각 새롭게 발명되는 신제품인지요.
 
외로운 날이면 그녀 품에서 실컷 울고 싶을 때도 있었죠 / 가느다란 손이 날 어루만지며 꼭 안아준다면
그녀는 나에게 말했죠 친절한 사람이라고 /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그렇게 대한 것이죠 / 그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죠

- 김성호 노래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 중에서

 
이 구절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연인의 품에 풍덩 안기고 싶습니다. 실컷 울고 싶네요. '가느다란 손이 날 어루만지며 꼭 안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아직 고백을 못 했군요. 결국 고백했을까요? '그녀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했으니 그때 고백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버렸을까요.
 
앞의 동영상 속에서, 의자에 앉아 두 손을 앞에 모은 채 노래하는 63세 노신사는 이 마지막 구절에서 울먹이는 것이 분명합니다. 내부의 격정을 참는 듯 고개를 천천히 가로저으며 노래를 마무리하네요. 애틋하네요.
 
남들이 뭐라 해도 마냥 좋은 내 짝꿍.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고 나만 볼 수 있는 천사의 날개를 가진 내 짝꿍입니다. 아무리 '허름한 청바지에 프라스틱 귀걸이를 달고' 있는 짝꿍이지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내 짝꿍입니다. 
 
그런 당신만의 천사를 떠올리며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습니까'를 한번 들어보고 불러보고 싶지 않은지요?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정태춘 가수님의 노래 '고향집 가세'를 더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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