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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2023년 토끼띠, 그리고 혈액형과 MBTI

by 빗방울이네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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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는 계묘년(癸卯年) 토끼띠입니다. 검은 토끼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사실입니다. 호랑이띠와 토끼띠가 섞여 있습니다. 오늘은 띠에 대한 이야기, 기호의 상징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1. 띠가 바뀌는 기준은 입춘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바로 띠가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입춘(2월4일)을 기준으로 바뀝니다. 그러니까 토끼띠로 알고 있는 새해 2023년은 2월 4일부터 태어난 아이가 토끼띠입니다. 2023년 1월 1일부터 2월 3일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2022년도의 띠인 호랑이 띠입니다.

저의 지인은 스스로를 토끼띠로 알고 50년 동안 지냈다고 합니다. 그 분은 1월생이었습니다. 우연히 네이버의 띠 계산 프로그램에 생일을 넣어보니 호랑이띠라고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때서야 입춘이 기준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분은 농담을 섞어가며 매우 억울해했습니다. 토끼띠로 살면서 토끼 이미지에 스스로 이입되어 살았다고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토끼는 신중하고 진지하며, 성질이 온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초식동물이며 약하고 겁이 많으며 소심하고 내성적이라는 점도 토끼의 생태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과신하여 느린 거북이와의 경쟁에서 진 주인공이 토끼입니다.

토끼띠로 알고 살아온 그 분은 자신이 호랑이띠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토끼띠보다 용맹하고 적극적이며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되어 삶을 보다 활기차게 살아올 수 있었지 않겠느냐고 아쉬워했습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2. 혈액형과 MBTI, 진짜 나인가?


이 분은 혈액형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A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군에 입대해서 다시 검사해보니 O형이었다고 합니다. 20년 동안 잘못 알고 지낸 것입니다.

혈액형도 사람의 성격을 비추어주는 기호로 자주 사용됩니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는 혈액형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이 분의 경우 내성적인 A형이 아니라 외향적인 O형이었던 것입니다. 진작에 O형이라고 알았더라면 내성적인 성격인 자신이 외향적으로 되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웃으면서요.

요즘은 MBTI가 유행입니다.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기보고형 성격유형검사입니다.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분류합니다.

저는 얼마전 가족 여행을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달리며 승용차 안에서 MBTI 검사를 해보았습니다. 저의 성격유형은 INFJ로 수호자라고 합니다. 배려가 키워드이고, 남의 성공을 돕는 성격이라고 합니다.

2023년새해는검은토끼해다
2023년 새해는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이다.

 

3. 기호의 상징에 빠지다


저는 MBTI 성격검사를 하고 나서 INFJ가 지칭하는 기호들이 저의 성격과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앞으로 그 기호대로 살아야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띠와 혈액형이 뒤늦게 바뀐 사실을 알게 돼 안타까웠다는 그 지인의 심정에 일견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분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그 분은 토끼띠/A형이 아니었지만, 그렇게 알고 살아오면서 토끼의 양순함, A형의 치밀함 같은 기호들이 그 분에게 내재된 호랑이띠/O형이 가진 어떤 저돌성을 달래고 눌러주었을 수도 있었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기호에 너무 빠지지 마시라고 말입니다. 자유로운 자신의 존재를 특정 이미지로 묶어둔 채 자꾸 거기에 맞추려는 확증편향을 경계해야겠습니다. 어떠십니까? 여러분도 이런 기호들의 상징에 많이 빠지는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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