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과득과(種瓜得瓜) 종두득두(種豆得豆) 천망회회(天網恢회恢) 소이불루(疎而不漏)'라는 문장을 만나 봅니다.
1393년에 명나라에서 발간된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전체 문장과 뜻 읽기
종과득과(種瓜得瓜) 종두득두(種豆得豆)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
오이 심은 데 오이 나고
콩 심은 데 콩 난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허술하기는 해도 새는 법이 없다.
▷「명심보감(明心寶鑑)」(범입본 지음, 안대회 평역, 민음사, 2024년) 중에서.
「명심보감」은 명나라 저술가인 범입본(范立本)에 의해 1393년 엮인 책입니다.
이 책의 편역자인 안대회 교수님(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은 서문을 통해 "600년 전에 편찬된 책이고 오랜 세월 대중적으로 널리 읽힌 책이며 서양 언어로 번역된 최초의 중국책이고 아시아 여러 나라에 일찍부터 전파된 명성 높은 격언집"이라고 밝혔습니다.
과연 오늘 만나는 문장은 어떤 깊은 뜻을 품고 있을까요?
2. '종과득과(種瓜得瓜) 종두득두(種豆得豆)' 문장의 뜻 음미하기
'종과득과(種瓜得瓜)' '오이 심은 데 오이 나고'
첫 글자 '種(종)'은 '씨, 종족, 종류, 원인, 근원'의 뜻인데 동사로는 '(씨를) 뿌리다, (식물을) 심다'는 뜻입니다.
여기서는 '뿌리다, 심는다'의 뜻이겠습니다.
'瓜(과)'는 '오이, 참외, 모과'라는 뜻을 모두 아우르는 글자네요.
'得(득)'은 '얻다, 손에 넣다, 만족하다, 이르다, 깨닫다'의 뜻입니다.
그러면 '종과득과(種瓜得瓜)'는 '오이를 심고 오이를 얻는다'라는 뜻, 즉 '오이 심은 데 오이 난다'라는 뜻이 드러나네요.
'종두득두(種豆得豆)' '콩 심은 데 콩 난다'
'豆(두)'는 '콩'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나머지 글자는 앞의 '종과득과(種瓜得瓜)'에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종두득두(種豆得豆)'는 '콩을 심고 콩을 얻는다'라는 뜻, 즉 '콩 심은 데 콩 난다'라는 뜻이 드러나네요.
참고로 '豆(두)'의 글자 모양을 보면 제사 때 음식을 담아 상에 올리는 제기(祭器)를 많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豆(두)'는 '제기(祭器), 식기'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음을 알아 둡니다.
'종과득과(種瓜得瓜) 종두득두(種豆得豆)'
결국 이 문장의 속뜻은 '무엇이든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다'라는 뜻입니다.
내가 '원인'을 지은 대로 그 '결과'가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좋은 행동에는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나쁜 행동에는 나쁜 결과가 뒤따른다는 뜻이네요.
'종과득과(種瓜得瓜) 종두득두(種豆得豆)'와 가장 가까운 뜻의 사자성어로는 '因果應報(인과응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문장은 '因果(인과)는 應報(응보)한다'라는 구조입니다.
'因(인)'은 '인하다, 말미암다, 의지하다, 이어받다'의 뜻과 명사로는 '인연, 유래, 연유, 까닭, 원인을 이루는 근본'등의 뜻입니다.
'果(과)'는 '열매, 결과'의 뜻이고요.
그러니 '因果(인과)'는 '원인과 결과'라는 말입니다.
'應報(응보)'의 '應(응)'은 '응하다, 대답하다, 응당~하여야 한다, 받다'의 뜻, '報(보)'는 '갚다, 알리다, 대답하다'와 명사로 '갚음, 보답'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應報(응보)'는 '보답에 응하다' 또는 '응당 보답한다'는 의미로 새겨집니다.
'因果應報(인과응보)'는 '원인과 결과는 응당 보답한다', 즉 '원인에 응하여 그 결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네요.
이는 자신이 행한 선악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뜻의 문장들입니다.
'種瓜得瓜(종과득과)' '種豆得豆(종두득두)' '因果應報(인과응보)'
이 세 문장 모두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선(善)'을 향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묻는 문장이네요.
3.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 문장의 뜻 음미하기
나머지 두 문장,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의 뜻을 알아봅니다.
이 두 문장은 원래 「노자」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왜 「노자」에 있는 문장이 「명심보감」에 나올까요?
「명심보감」은 '성현의 어록이나 처세철학을 담은 잠언서'입니다.
중국의 고전에서 좋은 글귀를 모아놓은, '마음(心)을 맑히는(明) 보석 같은(寶) 거울(鑑)'이라 해서 명심보감(明心寶鑑)입니다.
'천망회회(天網恢恢)'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天(천)'은 '하늘'의 뜻, '網(망)'은 '그물'이라는 뜻입니다.
국어사전에 '天網(천망)'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그 뜻은 '악한 사람을 잡기 위해 하늘에 쳐 놓았다는 그물'이라고 되어 있네요.
'恢(회)'는 '넓다, 광대하다'의 뜻입니다.
'恢恢(회회)하다'는 쓰임이 있습니다. '넓고 크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천망회회(天網恢恢'는 '하늘의 그물은 넓고 크다'는 뜻이 되네요.
'소이불루(疎而不漏)' '성기지만 새는 법이 없다'
'疎(소)'는 '소통하다, 트이다, 나누다, 드물다, 성기다'의 뜻인데, 이 문장에서는 '성기다'의 뜻입니다.
'성기다'라는 말의 뜻은 '물건의 사이가 뜨다'입니다.
앞의 문장과 이어보면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성기다'라는 말이네요. 그물의 그물코가 촘촘하지 않고 뜨문뜨문하게 크다는 말입니다.
'而(이)'는 접속사로 '그리고, ~하면서, 그러나, 그런데도'의 뜻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러나, 그런데도'의 의미로 쓰였네요.
'不(불)'은 '아니다, 못하다, 없다'의 뜻, '漏(루)'는 '새다, 틈이 나다, 빠뜨리다, 유실하다, 물이 넘치다'의 뜻입니다. '루(漏)'의 용례로 권련 누수(漏水), 인력 누수(漏水) 같은 단어가 떠오르네요.
'不漏(불루)'는 '새는 법이 없다' 또는 '새지 않는다' '빠져나갈 수 없다' 같은 뜻으로 새겨집니다.
그러므로 '소이불루(疎而不漏)'는 '성기지만 새는 법이 없다'라는 뜻이 드러나네요.
악한 행동을 한 사람은 반드시 하늘 그물에 걸리게 되어 있다는 말이네요.
두 문장을 이어 다시 새겨봅니다.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 -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성기지만 새는 법이 없다'
그 넓고 큰 하늘에 그물을 쳐놓았으니 이 그물은 허술한 구석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빠져나갈 구멍들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하네요. 성기는 듯 보여도 빠져나갈 수 없다고 하네요.
하늘은 어김이 없다고 합니다. 잘못한 사람은 꼭 벌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빠져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天網(천망)'은 과연 무얼까요?
자연의 법칙인 것만 같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처럼, '모든 일(事)은 반드시(必) 바른길로(正) 돌아간다(歸)'는 법칙 말입니다.
'天網(천망)'은 또한 나의 양심(良心)인 것만 같습니다.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구별할 줄 알고 자기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과 선악을 판단하는 마음입니다.
그러니 악행을 하고도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 벌을 받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일까요?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疎而不漏)'. 결코 하늘 그물(天網)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수 없다고 하네요. 악행은 종래에는 벌을 받게 되어 있다는 이 문장은 얼마나 경이로운 문장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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