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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윤상 소년

by 빗방울이네 2023.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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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윤상 님의 노래 '소년'을 만납니다. 우리를 아련한 기억의 저편으로 데려가주는 노래입니다. 함께 가사를 음미하며 흥얼거리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윤상 노래 '소년' 읽고 부르기

 
소년(少年)
 
- 작사 박창학, 작곡 윤상, 노래 김형중
 
기억하니 그날 오후 좁은 골목길
수줍은 너의 미소 처음 내게 보인 걸 
무슨 말을 하려 했니 듣지 못했어
갑자기 뒤돌아서 뛰어가버린 너는
알고 있니 이제서야 내가 깨닫게 된 것
끝내 너에게 말하지 못했던 나의 어린 비밀을
그렇게도 오랫동안 나를 들뜨게 했던
들리지 않는 너의 고백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기억 속에 잠든 너는 곁에 있지만
지금의 넌 내 모습 알아볼 수 없겠지
알고 있니 이제서야 내가 깨닫게 된 것
끝내 너에게 말하지 못했던 나의 어린 비밀을
그렇게도 오랫동안 나를 들뜨게 했던
들리지 않는 너의 고백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가수,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방송진행자이자 교수인 윤상 님은 1968년 서울 출신으로 경희대와 버클리음악대학을 졸업했고, 뉴욕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1년 1집 앨범 「윤상」으로 데뷔한 이후 2009년 「그땐 몰랐던 일들」 등 7개의 정규앨범을 냈습니다. 상명대학교 등의 교수를 지냈습니다. 대표곡으로는 '가려진 시간 사이로' '너에게' '이별의 그늘' '사랑이란' '영원 속에' 등이 있습니다.
 
작사가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박창학 님은 1968년 서울 출신으로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 와세다대에서 영화이론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진명여고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가수 윤상 님과 음악적 동반자로 '한 걸음 더' '행복을 기다리며' '나를 친구라 부르는 너에게' 등 윤상 님의 노래 가사를 많이 작사했으며, 저서로 「라틴 소울」, 번역서로는 「영화의 맨살」 등이 있습니다.


2. '갑자기 뒤돌아서 뛰어가버린 너는'


무한반복해서 듣게 되는 노래입니다. 윤상 님의 노래 '소년(少年)'이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뭐랄까요, '나'의 어린 모습이 눈앞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다시 그 시절 그 소년으로 되돌아가서 저 자신을 만나는 느낌이랄까요?  
 
가수 윤상 님의 노래 '소년'은 1992년 발매된 윤상 앨범 「Part Ⅱ」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앨범에서 '소년'은 김형중 가수님이 맡아 노래했습니다. 김형중 님의 감미롭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우리 가슴속에 있는 저마다의 '소년'을 깨워 우리 앞으로 불러내 주네요.
 
노래 시작부터 우리를 설레게 하네요. 클래식 느낌의 전주가 우리를 아련한 시간 속으로 데려갑니다. 과거로의 먼 시간여행. 그 먼 여행길의 끝에, 그 골목길에 그 소년이 나타났네요.
 
기억하니 그날 오후 좁은 골목길 / 수줍은 너의 미소 처음 내게 보인 걸 
무슨 말을 하려했니 듣지 못했어 / 갑자기 뒤돌아서 뛰어가버린 너는 

- 윤상 노래 '소년' 중에서

 
참 수줍은 첫사랑이네요. 좁은 골목길에서 소년과 소녀가 마주쳤네요. 두 사람이 자주 마주치던 골목길입니다. 그런데 그날 소년이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네요. 소녀에게요. 수줍은 미소 말입니다. 그러고는 무슨 말을 할 듯하다가 뛰어가버렸네요. 뒤돌아서요.
 
좋아한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지요? 소년인데요. 가슴이 콩닥거리기만 할 뿐, 그게 문장이 되어 말이 되어 밖으로 나오겠던가요? 
 
우리들은 모두 그렇게 소년 소녀시절의 풋사과 같은 문장들을 가슴에 묻어두고 사는 사람들이네요. 그러니 이 노래는 얼마나 우리를 설레게 하는지!   

"그건바로내마음"-윤상'소년'중에서.
"그건 바로 내 마음" - 윤상 '소년' 중에서.

 


3.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알고 있니 이제서야 내가 깨닫게 된 것 / 끝내 너에게 말하지 못했던 나의 어린 비밀을
그렇게도 오랫동안 나를 들뜨게 했던 / 들리지 않는 너의 고백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 윤상 노래 '소년' 중에서

 
그런데요, 이 노랫말의 '우듬지'는 마지막 이 구절입니다.
 
'들리지 않는 너의 고백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이 구절은 마치 호수에 던져진 매끄러운 조약돌 같아서 이 노래를 듣는 우리네 마음 수면에 끊임없는 동심원을 만들어냅니다. 그 동그라미는 자꾸자꾸 퍼져서 기어이 온몸 온마음 출렁이게 하네요.
 
왜 그럴까요?
 
그 좁은 골목길에서 무슨 말을 하려다 뒤돌아서 뛰어가버린 소년이 하려했던 말이 무엇이었을까, 하면서 이 노랫말의 화자는 무시 때때로 그날의 골목길 장면을 생각했다는 말입니다. 얼마나 생각했을까요? '그렇게도 오랫동안 나를 들뜨게 했던'이라고 했으니, 무지 많이 생각했네요.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들떴다고 합니다. 
 
그렇게 설레는 세월이 흘러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소년이 하려했던 말이 무엇인지요. 소년의 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바로 내 마음인 걸'. 
 
그렇네요. 소년이 하려했던 말, 그 말은 노랫말 속 화자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노랫말의 화자도 소년을 좋아했다는 말이네요. '그렇게도 오랫동안 나를 들뜨게' 했다고 하니 그동안 얼마나 소년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표현하지 못 하고 서로 비켜갔네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한다는 것을 우리는 다 알 수 있지만, 그 마음이 내 마음인 것 다 알지만 그냥 비켜가네요. 좁은 골목길에서 마주쳤는데 속의 말 못하고 뒤돌아서 뛰어가버렸네요. 뛰어가는 이를 부르지도 못했네요.
 
그런데요, 그 소년이 성장하여 청년 장년 노년이 되었는데요, 이 '소년'을 들으면, 듣는 이가 남자라도, 왜 가슴이 아릿하게 젖어올까요? 
 
바로 노랫속의 '소년'이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노랫말은 소녀의 입장이 되어 소년을 그리워하지만 노래를 듣는 이는 자신이 바로 소녀가 그리워한 소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이 노래의 마법인 것 같네요.
 
그 소년, 좋아한다는 말고 못하고 뒤돌아서 뛰어가버린 소년이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부끄러움 가득 순수했던 소년시절의 자신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노래입니다. 그때는 얼마나 맑고 풋풋했던지!
 
노래의 후주(後奏)도 다정하네요. 그리움에 젖어 매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멜로디입니다. 눈을 감고 가슴속의 그 소년, 어린 시절의 '나'를 가만히 안아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 목욕'에서 정태춘 가수님의 노래 '빈산'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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