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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성경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by 빗방울이네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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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읽습니다.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어라'는 문장입니다. 예로부터 왜 이렇게 어린아이의 마음이 강조되는 걸까요? 우리가 이 '독서목욕'에서 읽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강조한 글들도 다시 새겨봅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저마다의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마태복음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읽기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천국에서는 누가 크니이까
예수께서 한 어린아이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고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2.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


마태복음 제18장에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어라'라고 강조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된다'는 것은 '자기를 낮추는 것'을 말하네요. 어린아이의 특징은 자기를 높이려 하지 않고, 자기를 과시하려 하지 않고, 자기를 꾸미려 하지 않고, 거짓으로 남을 속이지 않습니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우리는 이 문장에서 '돌이켜'를 새깁니다. 어른은 자기를 낮추는 어린아이 시절을 지나온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 시절을 '돌이켜' 어린아이적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면 그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은 어른의 마음속에 아직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천국'이란, 이 현실에서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시간,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시간 아닐까요? 그런 행복한 시간, 즉 '천국'에 들어가려면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라고 하네요.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리라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이처럼 어린아이를 소중히 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 어린아이는 예수님 바로 그 자체라고 하네요. 이렇게 어린아이는 소중하다고 합니다.
 

어린아이와같이되지아니하면마태복음제18장중에서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 마태복음 제18장 중에서.

 

 

3. 진리의 물길은 하나의 우물로 집결되는 걸까요?


그동안 우리는 '독서목욕'에서 어린아이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다양한 글들을 읽었습니다. 진리의 물길은 하나의 우물로 집결되는 걸까요? 동학 경전, 도덕경,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님, 서정주 시인님, 김광섭 시인님, 성철스님, 니체 님의 글들을 다시 만나 봅니다. 하나같이 아이를 소중히 해야 하고, 때 묻지 않은 인간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네요.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이니 한울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하느니라.

- 「천도교 경전 공부하기」(라명재 주해, 모시는 사람들, 2013년)의 '대인접물' 편 중에서

 
'아이를 때리는 것 = 한울님을 때리는 것'. 동학 경전은 이렇게 아이와 한울님을 같이 보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있는 순수하고 고결한 신성을 말합니다. 아이를 때리면 그 신성한 기운이 다친다고 하네요.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습니다

- 「도덕경」(노자 원전, 오강남 풀이, 현암사, 2011년)의 55장 중에서


'독서목욕'에서 읽었던 위 책에 따르면, 갓난아이는 '자연과 완전한 일치를 이룬 상태'라고 합니다. 자연과 합일된 조화로운 삶,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모든 행동에서 해방된 삶을 말합니다.
 
이런 주제에 대한 시인님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 윌리엄 워즈워스 시 '내 가슴은 뛰노니' 중에서


우리는 '독서목욕'에서 이 시를 읽으면서 어른이 잃어버린 것, 바로 '동심'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때 묻지 않은 본연의 마음 말입니다.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님은 이 시에서, 나이 들어 무지개를 보며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했습니다. 만물에 대한 호기심, 바로 동심의 소중함을 말하네요. 
 
세상의 더러움에 아직 조금도 물들지 않은 어린이들의 그 천사성(天使性)이니,
이것이 사람이 당연히 가져야할 본모양으로 안다

- 「서정주 문학앨범」(웅진출판, 1993년)에 실린 서정주 시인의 글 '내 인생공부와 문학표현의 공부' 중에서


'독서목욕'에서 읽었던 이 문장은 서정주 시인님이 79세 때 쓴 글입니다. 이것이 수많은 시를 쓰면서 자신이 깨닫게 된 '삶의 고갱이'라고 합니다. 시인님은 이 글에서 '어린아이로 돌아가겠다'면서 이렇게 스스로 다짐합니다.
 
79세의 이 나이에 마음에 묻은 때들을 말끔히 씻어 어린이천사시절에의 환원을 이루어보려 하는 것이다

- 위의 같은 책 중에서


'성북동 비둘기'의 시인 김광섭 시인님도 같은 생각이네요. 시인님은 노년에 이렇게 술회합니다.
 
사람 가운데 가장 천진한 것이 아기인 까닭에 아기와 있는 것이 나의 생활의 큰 부분이다

- 「시와 인생에 대하여」(김광섭 지음, 한국기록연구소, 2014년) 중에서


김광섭 시인님은 위의 책에서 '순수성과 단순성을 지키기 위해' 어린아이와 함께 하며 어린아이로부터 배운다고 했습니다. 

숨김없이 지 생각나는 대로 반응하는 것이 어린애 아니냐. 그게 얼마나 좋냐

- 「성철스님 시봉 이야기」(원택 지음, 김영사) 중에서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히는 성철스님의 문장입니다. '가야산 호랑이'로 불릴 만큼 엄격했던 성철스님은 아이 앞에서는 아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욕과 공명에 동요하지 않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통하려고 했던 성철스님의 천진난만함을 생각해 봅니다. 어린아이와 친하려 했던 성철스님의 행동은 바로 김광섭 시인님의 시 한 구절과 쏙 빼닮았네요.

어른은 천사의 상태에서만 / 아기의 천진(天眞)에 통한다   

- 김광섭 시 '아기와 더불어' 중에서


최근에 '독서목욕'에서 읽은 니체 님의 문장은 고래로 왜 이렇게 어린아이의 마음을 강조하는 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네요.
 
어린아이는 천진무구하며 망각이다 / 하나의 출발이며 하나의 놀이다 / 자전하는 수레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다 / 그리고 신성한 긍정이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지음, 박진환 옮김, 신원문화사, 2009년 3쇄) 중에서


위 책은 인간을 3가지 정신단계로 나누면서 낙타 → 사자 → 어린아이로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어린아이가 가장 높은 정신단계라고 합니다.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창조라는 놀이를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마음,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를 얼마나 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말인지요?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낙타 → 사자 → 어린이' 관련 글을 만나 보세요.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낙타 사자 어린아이

니체 님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문장을 만납니다. 낙타와 사자, 어린아이 가운데 '나'는 어느 정신의 단계에 와 있을까요? 우리의 정신을 환하게 하는 문장으로 마음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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