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해 보세요, 고망간강^^

우리는 가끔 매우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를 만나곤 합니다. 왜 발음하기가 어려울까요? 단어를 처음 만나 익숙하기 않아서이겠지요. 또 단어의미를 잘 몰라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고망간강 발음해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혹시 ‘고망간강’을 아십니까? 발음조차 어려운 이 명사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15일 저녁 YTN 이브닝뉴스를 보고 있는데 진행자가 이 명사를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걸 보았어요.

TV 앞에서 뉴스를 보고 있던 제가 다 안타까웠을 정도였답니다. 이브닝뉴스 진행자인 오동건 아나운서가 ‘고망간강’이 들어간 문장을 이날 어떻게 전달했는지 아래 문장을 한번 읽어 보십시오.

“해양수산부는 포스코가 개발한 선박 신소재 ‘고만간망’을 극저온 화물과, ‘고망간망’을, ‘간강’을 극저온 화물과 연료 탱크 선박 소재로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도 읽어보니 참 힘들었답니다. 처음에는 ‘고망간강’을 ‘고만간망’으로 발음했다가 틀렸다는 걸 알아차리고 다시 고쳤으나 ‘고망간강’을 ‘고망간망’으로 또 틀리게 발음하고 맙니다. 그랬다가 본인도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인지, 뒷부분 두 글자 ‘간강’만 이어서 서둘러 마무리합니다.

쿼바디스!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짧은 순간이었지만 진땀 흘리셨겠네요. ‘고망간강’. 여러분도 한번 발음해 보세요. 정말 어렵지요? 아나운서의 실수가 충분히 이해되시죠?

올해 직면한, 발음하기 가장 어려운 단어, 고망간강. 그런데 4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이 단어는 그 글자의 배치 구조를 알고 나면 발음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2. 발음하기 요령

안쪽에 2개의 글자가 핵심입니다. 그러니까 ‘망간’을 말합니다. 여러분 망간 아시지요? 은백색의 광택이 나는 중금속 원소 말입니다. 건전지에 많이 쓰이죠.

이 망간을 인지하면서 다시 발음해 보셔요. 고'망간'강! 처음보다는 쉬워졌지요? 그래도 아주 재미있을 정도로 쉽지는 않습니다만.

첫글자 ‘고’는 높을 고(高), 그리고 맨뒷글자 ‘강’은 강철 강(鋼)입니다. 이렇게 사전지식을 탑재하고 이날 YTN 이브닝뉴스가 전해준 기사의 한 문장을 읽겠습니다.

“고망간강은 철에 다량의 망간을 첨가해 영하 165도에도 우수한 강도와 충격 값을 유지하도록 만든 극저온용 신소재입니다.”
망간이라는 점을 인식하니까 이런 문장도 쉽게 잘 이해 되시지요?

YTN 이브닝 뉴스 장면.

3. 고망간강에 대해

그러니까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개발한 선박 신소재였네요. 이 신소재를 극저온 화물과 연료 탱크 선박 소재로 써도 좋다고 국제해사기구가 인정했다는 것이고요. ‘고망간강’은 어떤 특성이 있기에 이렇게 인정받았을까요?

뉴스에 따르면, 극저온에서도 손상되지 않고 인장강도 등 기계적 특성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또 니켈강 등과 비교할 때 약 70~80% 수준의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추었다고 합니다.

어떤 효과가 기대될까요? 5조 5천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운송용 화물창과 연료 탱크 소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참고로 망간은 원소 주기율표에 보시면 크롬(Cr)과 철(Fe) 사이에 존재합니다. 원자기호 Mn, 원자번호 25, 원자량 54.94이고요, 한자일 것만 같은 ‘망간’은 독일어(Mangan)라는 깨알지식까지 덤으로 드립니다.

고망간강! 앞으로 잘 잊혀지지는 않겠네요. 취준생들은 이 단어가 입사시험 상식문제로 나올 수 있으니(?) 머릿속에 꾹 간수해 두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오동건 아나운서님, 그냥 스쳐갔을텐데, 덕분에 새로운 용어를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실수를 이렇게 되짚어서 죄송하기도 하고요.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