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음쓰 0그램 배출 비법

음식물쓰레기 많이 배출하시는 편입니까? 어떻게 줄이려고 노력하시는지요? 오늘은 음식물쓰레기 배출기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그동안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생생한 저의 경험담을 올려드립니다.

1. 음식물쓰레기 0그램 배출 사연

오랜 만에 우리 4남매가 모였지요. 이런저런 화제 속에 음식물쓰레기(이하 '음쓰') 이야기가 나왔어요.

나: 음쓰 0그램 배출 비법이 있어요, 뭐게요?
형: 배출 안하면 되지.(형은 가사 무심파!)
나: 아니요, 배출은 하는데 0그램이 되는 비법이 있다니까요.
남동생: 음쓰를 들고가서 계량기 옆에 슬쩍 두고 오면 0그램!(동생은 장난꾸러기!)
나: ㅜㅜ
여동생: 계량기 뚜껑을 열고 살짝, 아주 조용히 올려두는 거? 계량기가 눈치 못 채게?(막둥이는 만사 감성파!)
일동: ㅋㅋㅋ

그래서 저의 다이나믹한 경험을 들려주기로 했지요. 음쓰 0그램 배출 비법, 처음 공개합니다. 두둥~

어느 날이었어요. 저녁을 먹고 나서 음쓰를 버리러 갔는데요, 아파트 경비실 옆에 있는 수거 장비 속으로 음쓰를 투척했는데요, 장비가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배출하신 양은 영 그램입니다.”

깜짝 놀라 계기판을 확인하니, 정말로 0그램이라고 표기되어 있었어요.(그걸로 그렇게 놀라다니!)분명히 음쓰를 버렸는데 왜 영(ㅇ)그램이라고 인식했을까요? 무언가 작은 횡재를 한 듯, 기분이 좋아졌어요. 소소한 기쁨^^

그 다음에 버릴 때도 이랬어요. “배출하신 양은 영 그램입니다.” 그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영 그램이었지요. 히야, 신기하네! 그런데 이 기계가 왜 이러지?

2. 음식물쓰레기 수거 방식과 원리

공동주택에 설치된 음쓰 수거장비는 ‘RFID 기반 음식물 쓰레기 관리시스템(RFID - based Food Waste System)’. 이 기기가 전국적으로 도입된 것은 2012년, 올해로 딱 10년 됐네요.

이 장비에 자신의 배출카드를 대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뚜껑이 열리죠. 그리고 거기에 음쓰를 쏟아넣으면 배출자, 배출량(무게), 시간 정보가 중앙시스템으로 전송되고요, 지자체에서는 이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그런데요, 왜 이 기계는 제가 음쓰를 자기 속에 넣었을 때 영 그램이라고 말해주었을까요? 곰곰 돌이켜 생각해본 저의 결론은 이랬어요. 아, 조금씩 배출하면 얘(장비^^)가 눈치채지 못하는군, 일정량이 되지 않으면 이 장비가 0그램으로 인식하는군. 아니면, 혹시 이 장비만의 어떤 결함이나 독특한 성격일까?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수거 장비.

3. 음식물쓰레기 수거비용은 얼마일까?

그런데요, 그날 저녁의 일이었어요. 문득 우리 집의 음쓰 요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했겠죠.

- 자기야~~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어디 있어?

아내가 보여준 고지서를 보는 순간, 저, 힘이 쭉 빠졌어요. 음쓰 수거비용은 한달에 400원이었어요. 저는 제 생각과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큰 혼돈을 느꼈어요. 게다가 제가 음쓰에 관심이 전혀 없었던 때부터 950원 → 910원 → 400원으로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었네요.ㅠ

고지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단가는 음쓰 1킬로그램에 79원이었어요. 100그램을 버려도 10원이 안되네요. 7.9원이에요.

문득 지난날 저의 지극한 노력들이 뇌리를 스쳐갔어요. 영 그램에 신이 난 나머지, 이 목표 달성을 이어가기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하던 날들요. 음쓰의 물기를 가능한 쭉쭉 빼고요, 양이 적을 때 즉시 버리고요, 혹시라도, 음쓰를 측정하는 이 기계의 심기가 불편해질까봐 그 앞에서 조신(?)하게까지 행동하고요. 그러면서 혼자 기뻐하던 그 날들요.

음쓰 수거비용은 한달에 400원이구나. 그래도 말이야. 돈이 중요한 게 아니야! 덜 먹고 덜 버리려는 노력이 중요한 거지. 음쓰의 양이 가벼워져서 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면 좋은 거지.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요, 그러면 내일부터 음쓰 어떻게 하지? 하면서 고민하던 어느 저녁의 일이었어요.ㅠ

그렇지만 여러분도 음쓰 ‘조금씩 버리기’ 한번 시도해보실래요? “배출하신 양은 영 그램입니다.” 이 기계소리, 기분 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