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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노자 도덕경 읽기

by 빗방울이네 2023.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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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의 「도덕경」의 문장을 오강남 작가님의 풀이로 만납니다.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다! 이 문장은 우리에게 어떤 삶의 풍경을 보여줄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며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노자 「도덕경」 읽기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습니다.
독 있는 벌레나 뱀이 쏘지도 못하고,
사나운 짐승이 덤벼들지도 못하고,
무서운 날짐승이 후려치지도 못합니다.
그 뼈도 약하고,
그 힘줄도 부드러우나
그 잡는 힘은 단단합니다.
(중략)
하루 종일 울어도 목이 쉬지 않습니다.
이것이 완전한 조화입니다.
조화를 아는 것이 영원입니다.
영원을 아는 것이 밝음입니다.
수명을 더하려 하는 것은 불길한 일이요,
마음으로 기를 부리려 하는 것은 강포입니다.
무엇이나 기운이 지나치면 쇠하게 마련,
도가 아닌 까닭입니다.
도가 아닌 것은 얼마 가지 않아 끝장이 납니다.
 

- 「도덕경」 (노자 원전, 오강남 풀이, 현암사, 2011년)의 55장

 
오강남 작가님은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 법계연기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7년간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종교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2007년 이후 이 대학의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미국종교학회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종교너머, 아하!'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장자」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종교로 읽다」 「또 다른 예수」 「종교 너머, 아하!」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2. 도를 체득한 이는 갓난아이 같다

 
노자(老子)님의 「도덕경(道德經)」은 어떤 책일까요? 
 
위 책에 소개된 오강남 작가님의 설명에 따르면, 「도덕경」은 한문으로 겨우 5천 자 정도, 200자 원고지로 25매 분량의 짧은 글입니다. 작가님은 우리에게 던져주는 「도덕경」의 메시지로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의 흐름을 체득하고, 그 흐름에 따라 살아감으로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덕'을 보라는 것쯤으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우주의 기본 원리인 도를 체득하고 참다운 자유의 삶을 살아가는 이, 그런 사람이 이렇다고 합니다.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습니다.
- 노자 「도덕경」 (오강남 풀이) 중에서
 
이런 문장을 만나면 우리는 또 참으로 어리둥절해집니다. 도를 체득한 이가 갓난아이와 같다는 말,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이 문장을 읽는 우리는 여러 장면을 떠올립니다. 이 '독서목욕' 블로그를 통해 만났던 '어린아이'에 관한 전언들 말입니다.
 
윌리엄 워즈워스 시인님은 시 '내 가슴은 뛰노니'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하고 했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자는 말이네요.
 
또 60여 년간 1,000편의 시를 썼다는 서정주 시인님은 인생에서 깨달았던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어린이들의 천사성(天使性)'을 꼽았습니다.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마음 말입니다. 이것을 '사람이 당연히 가져야 할 본모양'이라고 했네요. 
 
동학 경전에서는 '사람을 대할 때에 언제나 어린아이 같이 하라. 항상 꽃이 피는 듯이 얼굴을 가지면 가히 사람을 융화하고 덕을 이루는 데 들어가리라'라고 했고요.
 
퇴계 이황 님은 「성학십도」에서 우리의 병든 마음을 치유해 주는 6가지 마음의 하나로 '적자심(赤子心)'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형조 교수님은 「성학십도, 자기 구원의 가이드맵」에서 '진정 어른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어린아이의 생명력을 다시 회복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라고 독해했습니다. 
 
위의 책 「도덕경」을 풀이한 오강남 작가님은 "갓난아이는 아직 인위적이고 이분법적인 의식을 갖기 전의 상태를 말한다."라면서, "주관과 객관이, 주체와 객체가 분리되지 않은 주객 미분의 상태이다. 따라서 자연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고 있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자연과 완전한 일치'를 이룬 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노자도덕경중에서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갓난아이와 같다' - 노자 「도덕경」 중에서.

 

 

3. '어린아이처럼 자연과 합일되어 구름 떠가듯 물 흐르듯'

 
독 있는 벌레나 뱀이 쏘지도 못하고 / 사나운 짐승이 덤벼들지도 못하고 / 무서운 날짐승이 후려치지도 못합니다.
- 노자 「도덕경」 (오강남 풀이) 중에서
 
자연과 완전히 일치를 이룬 이, 갓난아이 같은 이에게 벌레나 뱀, 짐승이나 날짐승이 덤벼들지 못한다네요. 참 드문 말씀이네요. 
 
성철스님 일대기를 담은 「산은 산 물은 물」(정찬주 지음, 민음사)을 보면, 꿩이나 노루 산토끼 같은 산짐승들이 성철스님을 무서워하지 않고 따랐다고 합니다. 성철스님은 산비둘기와 한 방에 살면서 마음을 나누곤 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경허스님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고 있던 경허스님의 배 위에 독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옆에 있던 만공스님이 황급히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하네요. 그러자 경허스님은 태연히 "나를 찾아온 손님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답니다. 잠시 후 독사는 아무 일 없이 물러갔다고 하고요.
 
그러면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오강남 작가님!
 
오강남 작가님은 "도에 따라 살아가므로 자연과 합일된 조화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은 자연히 갓난아이처럼 부드럽고 나긋나긋할 수밖에 없다.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모든 행동에서 해방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달력의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자연과 합일되어 구름 떠가듯, 물 흐르듯 살아가는 삶에서 궁극적인 삶의 스타일을 찾도록 권고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구름 떠가듯, 물 흐르듯! 명심하겠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서정주 시인님의 '천사성'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서정주 시 자화상 읽기

서정주 시인님의 시 '자화상'을 읽습니다. 60여 년 동안 1,000편에 이르는 시를 썼던 시인님의 출사표 같은 시입니다. 시인님이 건네주는 시의 자양분으로 마음을 맑히며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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