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의 '통증 샤워'를 만나봅니다. 운동과정에서 만나는 통증을 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맞서며 그 통증으로 몸을 강하게 단련하는 이야기입니다. 함께 읽으며 몸과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국선도 '통증 샤워' 문장 읽기
신문을 읽다가 이런 문장을 만나면 우리의 정신은 바짝 긴장하게 됩니다. 통증이 좋은 약(藥)이라고? 하면서요.
통증 샤워는 강자들의 약이다.
고통을 직면할 줄 아는 이가 강자다. 고통을 회피하려는 이가 약자다.
행복은 강자들의 삶의 방식이고, 불행은 약자들이 생존 방식이다.
강자들은 약자들의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정재권 박사의 칼럼 '당신의 반려 명상 국선도를 맞이할 시간'(부산일보, 2023. 10. 30) 중에서.
위의 문장은 동학문화원장이자 국선도연제수련원장인 정재권 박사님(동양철학)의 칼럼 속에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국선도 지도자인 정재권 박사님은 국선도에서 직면하는 통증을 '통증 샤워'라고 표현했네요.
통증 샤워!
'통증 샤워'라는 말, 참 궁금하네요.
어떻게 통증으로 샤워를 한다는 걸까요?
그리고 통증의 고통을 직면할 줄 아는 사람이 강자(强者), 강한 사람이라고 했네요.
통증은 먹고 강해지는 약(藥)이라고도 하고요.
세상의 온갖 통증이란 통증은 다 피하고 싶은 우리는 어리둥절하기만 하네요.
그대는 운동할 때 만나게 되는 통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2. 운동하면서 만나는 통증, 어떤 의미일까요?
국선도 수련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수련시간에 직면하는 통증을 호소합니다.
이런 통증을 앞으로 어떻게 견뎌내지? 하면서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운동하면서 만나는 통증, 어떤 의미일까요?
국선도 수련장에 가면 일반적으로 1시간 30분 동안 수련을 하게 됩니다.
수련시간은 준비운동, 단전행공(단전호흡), 정리운동 등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수련생들은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맨손운동을 하는데 그 때 크고 작은 통증에 직면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 다 되는 가부좌가 안 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게 됩니다.
가부좌는 한쪽 발을 그 반대쪽 넓적다리 위에 각각 올려놓는 것을 말합니다.
한쪽 발만 그 반대쪽 넓적다리에 올리면 반가부좌라고 하고요.
반가부좌나 가부좌 자세는 국선도 수련생이 자주 취해야 하는 기본자세이기도 합니다.
반가부좌가 아예 안 되거나, 되더라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동안 반가부좌를 한번도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금방 쉽고 편안하게 잘 될까요?
통증이 수반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통증이 처음처럼 계속될까요?
아닙니다. 변화합니다.
그 통증을 견디면서 맞서면 반가부좌나 가부좌는 점점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통증을 견디지 못하면 평생 그것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3. '통증 샤워', 왜 강자(强者)들의 약(藥)일까요?
국선도 준비운동 중에 앉은 자세에서 한쪽 발을 길게 뻗고 반대쪽 발은 접어서 뻗은 발의 무릎 위에 올리는 자세가 있습니다.
그렇게 한쪽 다리를 접어 반대쪽 무릎에 올린 자세에서 발가락 젖히기, 발목 돌리기, 발바닥 치기, 혈자리 누르기, 발 잡고 상체 숙이기 등 다양한 동작이 진행됩니다.
이렇게 계속되는 동작 과정에서 어떤 이는 오른쪽 무릎에 올린 왼쪽 발이 오른쪽 허벅지에 닿으면 허벅지가 아파 견디기 어렵다는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그 반대쪽으로 동작을 바꾸었을 때, 왼쪽 허벅지에서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른발과 왼발이 처한 사정이 달랐던 것입니다. 평소의 습관이 만든 몸의 불균형입니다.
이렇게 통증에 직면하지 않으면 자신의 오른발과 왼발이 처한 상황을 잘 알 수 없습니다.
통증은 신호입니다.
나의 몸 어느 부위가 균형을 잃고 신음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알람이 통증이네요.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던 위의 수련생은 수개월 후 그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국선도에서 준비운동 57가지 동작, 정리운동 26가지 동작을 하다 보면 유난히 자신에게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이 있습니다.
그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생기는 부위가 내 몸의 약한 부위라는 징표이겠습니다.
무릎을 꿇어앉은 자세에서 발가락을 세워 엉덩이로 누르는 동작이 있습니다.
손가락을 세워 푸시업 자세를 취하는 동작도 있습니다.
이렇게 발가락 손가락에 압박을 가하는 동작은 참기 힘든 통증을 유발합니다.
압박을 받는 발가락이나 손가락에서 시작된 통증은 손으로 팔로, 또 발로 다리로 곧이어 몸통으로 퍼지며 머리 끝까지 이르며 순식간에 온몸을 통증의 도가니에 몰아넣습니다.
통증의 도가니에 휩싸인 몸, 이 때가 바로 '통증 샤워' 시간입니다.
이렇게 통증에 맞서며 '통증 샤워'를 지속적으로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그 통증이 점점 가라앉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손가락과 발가락만 바닥에 대고 푸시업을 하는 국선도의 관지단련운동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락 통증 때문에 엄두도 못 낼 운동이지만 그 통증에 맞서는 '통증 샤워'를 계속하다 보면 점점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통증에 맞서는 시간이 '통증 샤워'를 하는 시간입니다.
'통증 샤워'를 통해 꾸준히 내 몸과 대화하고 내 몸을 스스로 치유하게 되는 과정은 능동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시간이네요.
통증에 맞서며 몸의 불균형을 알게 되고, 지속적인 '통증 샤워'로 아픈 곳이 치유되고 단련된다는 말은 얼마나 신기한지요?
그렇게 반복되는 '통증 샤워'는 그전에는 할 수 없었던 동작을 할 수 있는 강한 몸을 만들어주고요.
이것이 '통증 샤워의 맛'이겠습니다.
'통증 샤워'는 통증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때, 내 몸을 '온전한 몸'으로, 나를 강자로 변화시켜 주는 보약이라 하겠습니다.
이 글의 모두에서 만난 칼럼 속의 이 문장이 머리에 속 들어오네요.
'통증 샤워는 강자들의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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