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오공법 7번 '진세'를 만납니다. 이 글은 오공법 동작을 초심자들이 보다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연상기억법으로 배우는 글입니다. '진세'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함께 오공법 '진세'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1. 국선도 오공법 7번 '진세' 연결 장부는 비장
국선도 오공법은 몸속 장부를 튼튼히 하는 특별한 무예입니다. 그래서 10가지 동작은 저마다 몸속 장부 하나씩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7번 '진세'의 연결장부는 비장(脾臟)입니다.
비장(지라)은 위장 가까이 있습니다. 림프구를 만들고 혈액을 저장하며 오래된 적혈구나 백혈구를 파괴하면서 혈액 속의 세균을 없애는 작용을 하는 소중한 장부입니다.
(비장은) 적혈구(赤血球)와 백혈구(白血球)를 제조(製造) 또는 파괴 정리(破壞整理)하며 혈구(血球)를 저장하고
필요한 때에 혈행(血行)으로 송(送)하며 또 중요한 기능은 항체(抗體)를 생산한다.
비장은 혈(血)의 여과 작용(濾過作用)을 통하여 기혈 순환(氣血循環)을 완(緩)하게도 한다.
- 「국선도 2」(청산선사 지음, 도서출판 국선도, 1974년 초판, 1993년 재판) 중에서
비장의 임무는 혈액을 정화하는 것이네요. 그래서 비장은 병원체나 외부 항원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의 임무를 맡고 있다는 점을 새겨봅니다. 위 책에서 청산선사님은 비장이 혈의 여과적용을 통해 기혈 순환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도 방점을 찍어두었네요.
2. '진세'를 익히기 전에 만나보는 것들
7번 '진세'(비장)는 8번 '실세'(위장)과 짝꿍입니다. '비위에 맞추다', '비위가 상한다'. 이런 문장에 나오는 비위가 바로 비장과 위장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비장 위장이 짝꿍이라는 점은 쉬이 잊히지 않겠습니다. 비위(脾胃)에 대한 이야기는 8번 '실세'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우선 7번 '진세(비장)'와 8번 '실세'(위장)가 짝꿍이라는 점을 기억합니다. 보통 짝꿍의 경우 동작에 서로 닮은 점이 있는데 7, 8번은 예외입니다. 각 동작이 서로 다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기억합니다.
'진세'의 특징은 교보자세로 외족차기가 처음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외족차기는 옆차기라고 보면 됩니다. 교보자세(오른발을 왼발과 교차시킨 상태, 혹은 그 반대)에서 들고 있는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동작입니다. 7번 '진세'에서 오른발 외족차기, 왼발 외족차기가 각각 한 번씩 등장합니다.
3. '진세'의 키워드는 '날아올라 걸러주다'
7번 '진세'의 동작을 자다가 일어나도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연상기억 키워드를 정해봅니다. 뭐가 좋을까요?
'진세'의 연결장부인 비장과 '진세' 동작의 특징을 연결할 수 있다면, 6번에서 7번으로 동작이 이어질 때 머뭇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작을 펼쳐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비장의 첫동작은 공중으로 날아오르려는 느낌을 주는 동작이네요. 이 인상에 착안해서 비장의 '비'에서 날 비(飛)를 연상기억법으로 연결해 봅니다. 실제로는 비장의 '비'는 '脾'이지만 기억하기 쉽도록 편의상 '飛'를 떠올리는 겁니다.
또 비장의 특징은 혈액을 걸러준다는 점입니다. '진세' 동작의 특징도 양팔을 수평으로 펴는 모양(걸러주는 모양)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이를 합쳐서 '진세'의 키워드를 '날아올라 걸러주다'로 하면 어떨까요? 7번 '진세'를 시작하기 전에 키워드 '날아올라 걸러주다'를 떠올리면서 '날아오르는 듯한 첫 동작'을 떠올리고 걸러주는 모양의 팔동작을 잇달아 떠올린다면 수월하게 동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세'도 다섯가지 동작에 각 이름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자세 교정보다 연속 동작을 어떻게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익힙니다.
1. 진 : 첫동작은 키워드('날아올라 걸러주다') 그대로입니다. 우학보 상태에서 양손을 내렸다가 다시 공중을 향해 날아오를 듯 쌍합골로 공격합니다. 동시에 우학보로 들고 있던 왼발을 좌합족으로 전방을 공격합니다.
2. 토 : 두번째 동작은 9시 방향입니다. 오른손 턱올려치기(왼손 하단방어)와 왼손 턱올려치기(오른손 역합골)가 연이어 진행되는데 이때 팔을 수평으로 펼쳐 무언가를 걸러주는 듯한 자세를 키워드('날아올라 걸러주다')로 연결해 기억합니다.
3. 중 : 여기서 왼발 교보자세로 3시 방향의 오른발 외족차기가 처음 등장합니다.
4. 화 : 다시 팔을 수평으로 펴는 걸러주는 동작이 이루어집니다('날아올라 걸러주다'). 6시 방향으로 뒤로 빠지면서 원정보에서 좌장(오른손 하단방어)으로 공격하고, 원후보에서 오른손 우장 공격과 왼손 역합골 공격이 이어집니다.
5. 기 : 다시 교보자세의 외족차기가 등장합니다. 정면 12시 방향으로 교보 후 왼발 외족차기로 공격합니다. 이어 정보에서 오른손 우장 공격(왼손 하단방어)한 뒤 마무리합니다.
「국선도 3」(청산선사 지음)에 따르면, 비장과 연결된 경락은 '足太陰脾經'(족태음비경)입니다. '진세'의 동작들이 이 경락을 자극하여 몸속 비장을 튼튼히 단련해 준다는 소중한 사실을 떠올리면서 '진세'를 꾸준히 연습해 몸에 붙게 익혀봅니다. 동작이 몸에 붙어 익으면 키워드는 필요 없게 될 것입니다. 강을 건넌 뒤에는 배가 필요 없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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