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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일기 쓰기 일기 앱 DN

by 빗방울이네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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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어떤 새로운 결심을 하셨는지요? 일기 쓰기는 어떨까요? 날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오늘은 일기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향파 이주홍의 일기장을 만나다


부산 온천장에 이주홍문학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기틀을 닦으신 향파 이주홍 선생님(1906~1987)을 기리는 문학관입니다. 향파 선생님은 동시 동화 소설 시 수필 희곡 번역 만화 미술 서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한국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기신 분입니다.

지난해 봄에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이 이주홍문학관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향파 선생님의 일기장을 연구하기 위해서입니다. 향파 선생님의 일기장을 본 연구진은 “전국 문인들의 일기를 연구하는데 이렇게 방대한 규모의 일기장은 향파가 처음”이라고 놀라워했습니다.

이 때 저는 향파 선생님의 일기장을 직접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선생님의 일기장은 문학관 수장고의 자료 상자에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일기장 한 권은 1년치의 일기를 쓸 수 있는 일기장이었습니다. 일기장에는 ‘현대일기’ ‘명상일기’ ‘지성일기’ ‘상록일기’ 같은 예스런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일기장을 펼쳐보니 글씨는 청색 잉크였습니다. 하루 한 페이지씩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그날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다는 내용부터 작품 구상 메모, 시 초안 등이 가득했습니다. 두 세 줄짜리 짧은 일기도 많았습니다.

1940년 1월 20일 향파의 일기를 잠깐 볼까요?

- 완연한 봄이다. 얼었던 흙은 녹고, 나뭇가지 끝에선 새순이 돋기 시작한다. 대성당에서 이육사와 만나 대륙극장에 가서 ‘타아잔’을 봤다. <시학> 표지화를 그리고 밤엔 아현동에 가서 포도주를 마셨다.

당시에 향파 선생님의 꾸준한 일기쓰기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졌던 거 같습니다. 어느 기자가 인터뷰 때 물었답니다. 선생님은 왜 그렇게 일기를 쓰시는가요?

선생님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일기를 쓰는 동안 시나브로 생각이 고루어지고 깊어진다.”

향파 선생님은 100여권의 저서를 남기신 분입니다. 향파에게 일기는 그 방대한 글쓰기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2. 일기 앱을 만나다


향파 선생님의 일기를 보는 순간, ‘나도 일기를 써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일기 쓰기를 시작한 지 5개월 가량 지났습니다.

향파 선생님처럼 노트에 쓰려고 하다가 일기 앱을 만났습니다. ‘DN’이라는 일기 앱입니다. 무료 버전을 사용하다가 2개월 후 쯤 정식 버전을 구입했습니다. 커피 두잔 정도 가격인데, 커피는 그리 쉽게 마시면서 일기 앱 사는 일에는 왜 그리 인색했을까요?

새벽에 일어나 침상에서도, 이동하는 지하철 속에서도, 차 안에 잠깐 휴식할 때도 휴대폰의 일기 앱을 열어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차곡차곡 나의 개인사가 쌓이고 있다는 생각에 어쩐지 마음 든든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쉽고 좋은 일을 왜 그동안 안 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향파이주홍선생님의일기장들
향파 이주홍 선생님의 일기장들.

 

 

 

 

 

3. 남보다 나를 보게 되다


핸드폰으로 일기를 쓰니까 다른 글들이나 동영상을 보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남의 일에 신경쓰지 않고 나의 일에 더 많이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를 들여다보고 반성하고 또 격려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더라, 나에게 일어났던 일을 금방 검색할 수 있는 일도 좋은 점입니다. 한 줄이라도 날마다 일기 쓰기야말로 마음 목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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