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짭짤이 토마토'는 한 권의 두꺼운 '책'인 것만 같습니다.
그냥 토마토인 것 같지만,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명품 토마토입니다.
심지어 '부산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토마토입니다.
희한하게도 맛이 짭짤하고 단단한 육질을 가진 유별난 녀석입니다.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특별한 '책'을 펼쳐 읽으며 먹으며 몸과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대저 짭짤이 토마토'는 왜 짭짤할까요?
우리는 이런 사물을 만나면 몸이 근질거립니다. 도대체 어떤 정체일까, 궁금해서요.
'대저 짭짤이 토마토'가 그런 사물입니다.
'대저 짭짤이 토마토'는 부산 강서구 대저 1동과 2동에서 생산되는 토마토를 말합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토마토만이 '대저 토마토'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이름으로 팔립니다.
지난 2012년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에 등록(제86호)된 토마토이기 때문입니다.
'지리적표시제'란 어떤 것을 말할까요?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 가공품의 명성·품질 기타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그 특정지역에서 생산된 특산품임을 표시한 것을 말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지리적표시제' 소개 자료 중에서
그래서 '대저 토마토'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브랜드는 부산 강서구 대저 1, 2동에서 생산된 토마토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지리적표시제'의 정의에 있는 '본질적으로 특정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대저 토마토' '대저 짭짤이 토마토'의 특징은 무얼까요?
반드시 대저 1, 2동이어야만 되는 그 이유 말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대저 토마토' '대저 짭짤이 토마토'의 특유의 맛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토마토의 특징은 이름에 표기된 대로 토마토에서 짭짤한 맛이 납니다.
'짭짤하다'는 말은 '감칠맛이 있게 조금 짜다'는 말입니다.
짜고 달고 새콤한 맛의 토마토, '단짠' 토마토가 바로 '대저 토마토'인 것입니다.
왜 짠맛이 날까요?
강서구 대저 1, 2동에서 생산되는 대저토마토는
낙동강 삼각주 퇴적지에서 재배돼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특징이다.
또 겨울철에도 일조량이 풍부하고 균일한 덕에 높은 당도를 지녀
소비자들에게 명품 토마토로 사랑받고 있다.
▷「농민신문」(2025. 2.17) 기사 '대저토마토 판매액 역대 최고 - 브랜드 가치 제고' 중에서.
그랬네요. 그 짠맛의 비밀은 바로 이 토마토가 자란 토양이 낙동강 삼각주 퇴적지이기 때문입니다.
'대저 토마토'가 나는 부산 강서구 대저 1, 2동은 동낙동강과 서낙동강 사이에 위치한 지역입니다.
낙동강물과 부산 앞바다의 바닷물이 만나는 이 삼각주 들녘은 오래전부터 바닷물의 영향을 받으며 퇴적된 토양인 것입니다.
'대저 토마토'의 크기가 작은 이유도 토질에 염분이 있어 토마토의 수분 흡수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리적표시제'에 등록된 고유한 사연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대저 토마토', 점점 더 신기해지네요.
좀 더 파 볼만한 가치가 있는 녀석이지요?
2. 짙푸른 색 선을 가진, 초콜릿색의 '시크한' 외모의 토마토
'대저 토마토'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을 다 알고 싶네요.
대저농업협동조합(부산 강서구 대저2동 665-1)에 따르면, 대저 1, 2동의 360여 농가가 이 특별한 토마토를 재배한다고 합니다.
이 토마토는 해마다 2월에서 6월까지 생산됩니다.
그 사이 추운 겨울 동안 토마토가 나무에 오래 달려서 영글기 때문에 토마토가 단단하고 당도도 높다고 하네요.
아주 특별한 모양이어서 딱 보면 '대저 토마토'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답니다.
우선 크기가 일반 토마토보다 작은데, 아이 주먹보다 작습니다.
또 꼭지(꽃이 달렸다 떨어진 자리)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여러 줄의 짙푸른색 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초콜릿색이 납니다.
이 몇 가지를 종합해 본 외모는 좀 시크한 느낌을 주는 녀석이네요.
당도는 8~10 브릭스(Brix : 당밀의 설탕 함량으로 '도'로 표시하며 1도는 1퍼센트)로 높고, 풍부한 과즙과 적당한 산도가 달콤함을 증폭시켜 주는 토마토입니다.
이 멋진 토마토는 지난 2024년 한 해 830억 원어치나 팔렸다고 하네요. 역대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자료를 찾다 보니 '대저 토마토'에게 경사가 있었네요.
이 토마토가 2024년 12월에 '부산미래유산(Busan Future Heritage)'으로 선정되었네요.
부산광역시 문화유산과에 따르면, 부산미래유산보존위원회가 미래 세대에 남길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의 하나로 '대저 토마토'(짭짤이 토마토)를 선정했습니다.
참으로 특별한 토마토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 녀석을 어서 만나고 싶어 인터넷으로 한 박스 주문했습니다. 어떤 녀석일까요?

3. 이 불그레죽죽하고 물컹하고 아이조막만 하고 새콤 달달 짭짤한 것은 무엇인가!
'대저 토마토'를 가득 품은, 종이상자 하나가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대저토마토' 캐릭터인 토미가 디자인된 짙은 녹색의 예쁜 상자입니다.
2.5kg짜리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상자 겉면에 '지리적표시'라는 국가 인증 마크가 찍혀있고요, '대저농협 승인 없이 이 상자를 재활용하면 상표법에 의거해 처벌받는다'는 경고문이 있습니다.
이런 상자는 우리에게 안심을 주네요.
생산자가 누구인지 어느 작목반에서 생산한 것인지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네요.
빗방울이네 짝꿍인 풀잎이 며칠 동안이나 '대저 토마토'를 이리저리 연구하더니, 작은 크기의 로열과(3s, 2s 사이즈)가 가장 맛이 좋다는 깊은 '연구결과'를 도출하고 그걸 주문했답니다.
풀잎이 주문할 즈음 '대저 토마토' 로열과는 35,000원 내외, 중과는 25,000원, 대과는 20,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상자를 열었습니다.
오, 참으로 영롱하구나, 이 녀석들 어서 오너라.
자그마해서 참 귀여운 토마토네요.
토마토의 뾰족한 꼭지부터 아래로 여러 갈래의 선이 선명합니다. 이런 선은 일반 토마토에는 없습니다.
추운 아이의 뺨처럼 울긋불긋 비치는 연한 속살을 가졌네요.
기념사진 한 장을 얼른 찍고, 그중 가장 붉어진 한 녀석을 재빨리 목욕시켜 영접해 봅니다. 싱크대 앞에 선 채로요. 속살이 어디로 튀면 안 되니까요.
한 입 베어 물자 아, 하는 탄성이 절로 터지네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온몸이 화들짝 깨어나는 새콤 달콤 짭짤한 맛입니다.
아직 푸릇한 것도 하나 먹어 봅니다. 아까 것보다 더 단단하고, 새콤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더 강렬하네요.
백석 시인님이 시 '국수'가 떠오르는 타이밍입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이 구절의 '대저토마토 버전'은 이래야겠지요?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불그레죽죽하고 물컹하고 아이조막만 하고 새콤 달달 짭짤한 것은 무엇인가'
이 봄 내내 우리의 침샘을 자극하여 입맛을 돌게 할 '대저 토마토'입니다.
도처에 흩어져 사는 아이들 먹어보라고 한 상자씩 보내고, 여든이 넘은 은사님 생각이 나 한 상자 보내드렸습니다.
- 대저 짭짤이 또마토 지금 막 도착. 탱큐!
토마토를 '또마토'라 쓰신, 환한 은사님의 얼굴이 다 보이는 톡이 도착했습니다.
그 문장을 들여다보는 빗방울이네 속이 '대저 토마토' 속살처럼 불그레죽죽해지네요.
참, 제22회 대저토마토축제도 열리네요.
2025년 3월 22일(토)부터 2일 동안, 부산 강서체육공원 및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데요, 토마토 스파게티 만들기 및 나눔 행사, 토마토 경매, 토마토 생태탐방 걷기 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이 계절의 진객(珍客), '대저 토마토' 이야기였습니다.
글 읽다가 가끔 소박한 음식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키는 '독서목욕'에서 먹고 마시며 행복한 이야기를 더 만나 보세요.
부산 커피 맛집 사직동 홍해 커피
부산 커피 맛집으로 동래구 사직동 '홍해 커피'에 갑니다. 그대는 그대만의 커피를 찾았나요? '홍해 커피'에서 그대의 인생 커피를 만날 수 있을까요? 함께 읽으며 음미하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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