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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스미기

동요 섬집 아기 한인현 작사 이흥렬 작곡

by 빗방울이네 202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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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섬집 아기'를 만납니다. 엄마 생각도 나고요, 일 나가신 엄마를 기다리며 집에 혼자 있어야 했던 어린 내가 그리워지기도 하는 동요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동요 '섬집 아기' 읽기

 
섬집 아기
 
- 작사 한인현, 작곡 이흥렬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한인현 동시집 「섬집 아기」(박건웅 그림, 섬아이 출판, 2008년) 중에서

 
이 아름다운 노랫말을 만든 아동문학가 한인현 님(1921~1969)은 함경남도 원산 출신입니다. 바닷가에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십리나 펼쳐져 있다는 '명사십리'로 유명한 고장이네요. 위 책에 따르면, 한인현 님은 함흥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은석초등학교에서 많은 제자를 배출한 선생님이셨습니다.
 
1933년부터 동시 창작활동을 시작, 1946년 창작동시집 「민들레」를 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글짓기 지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한인현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한인현글짓기 지도상·장학상, 한인현아동문학상 등이 운영되며 선생의 어린이 사랑과 아동문학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동시 '섬집 아기'에 가락을 붙인 작곡가 이흥렬 님(1909~1980)은 한인현 님의 고향 원산의 선배입니다. '섬집 아기'를 비롯, '바우고개' '어머니 마음' '자장가' '고향 그리워' '꽃구름 속에' 등 동요와 가곡 430여 곡을 남겼습니다.


2. 1950년 탄생한 국민동요 '섬집 아기'

 
동요 '섬집 아기'는 1950년에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정말 오래되었네요. 노랫말이 된 동시는 1946년에 발표됐고요. 아동문학가 한인현 님이 이때 발간한 창작동시집 「민들레」의 수록 시였습니다.
 
'섬집 아기'가 태어난 때는 해방 직후의 어수선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난하고 어지러운 시절에는 특히 아이들은 더 많이 소외되고 상처받았겠지요. '섬집 아이'는 그런 아이들 마음의 상처를 감싸준 노래였네요. 
 
그 옛적 노래가 오늘날에도 국민동요가 되어 우리의 고단한 마음을 달래줍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섬집 아기'를 만나러 갑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 한인현 동시 '섬집 아기' 중에서

 
섬에 사는 아기는 엄마와 둘이 사나 봅니다. 엄마가 일하러 가면 혼자 집을 보아야 하나 봅니다. 아기는 너무 심심하네요. 집 밖이 바로 바다네요. 파도소리가 쉼 없이 들려옵니다. 그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는 얼마나 몸을 나른하게 하겠는지요. 아기는 잠을 자는 수밖에요.
 
엄마는 언제 올까요? 몇 번이나 밖을 내다보았지만, 멀리 수평선 위로 갈매기만 날뿐 기다리는 엄마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옆으로 모로 누웠네요. 팔을 베고 잠이 드는 수밖에요. 몸을 동그랗게 말고 새근새근 자는 아기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네요.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한인현 동시 '섬집 아기' 중에서

 
섬에서 아기와 둘이 사는 엄마는 가난하네요. 굴을 따고 미역을 캐고 고둥을 잡아 장에 팔아서 그 돈으로 살아가나 봅니다. 


아기라면 두세 살쯤 되었을 텐데요, 아기를 집에 혼자 두고 굴을 따러가야 하는 엄마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굴은 따야겠고, 섬그늘 가파른 바위틈으로 아기는 데려갈 수 없고, 엄마의 삶은 고달프네요.

 
집에 혼자 두고 온 아기 걱정이 마음 가득한데 마침 갈매기가 울었네요. 혹시 우리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엄마는 마음이 떠서 도무지 굴 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결국 '다 못 찬 굴 바구니'를 이고 '모랫길을 달려' 바삐 바삐 아기에게로 갑니다. 아가, 아가! 

 

"엄마가섬그늘에굴따러가면"-한인현작사'섬집아기'중에서.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가면" - 한인현 작사 '섬집 아기' 중에서.

 

 

 

3. 가수 박인희 님의 청아한 목소리로 듣는 '섬 아기'

 
'섬집 아기'가 박인희 가수님 앨범에 담긴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요?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로 시작되는 가요 '모닥불'의 박인희 님 말입니다. 그 맑고 깨끗한 샘물 같은 목소리로 '섬집 아기'를 듣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박인희 님의 앨범 「세월아 - 봄이 오는 길」(오아시스레코드)에는 '모닥불'을 비롯, '목마와 숙녀' 같은 그이의 주옥같은 노래가 실려있습니다. 오아시스레코드 걸작 시리즈의 하나로 2020년 나온 이 앨범의 SIDE 1에 '섬 아기'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가 바로 우리의 국민동요 '섬집 아기'입니다.
 
'섬 아기'를 부르는 박인희 님의 목소리는 뭐랄까요, 다소 무심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더 담백하고 청아한 목소리에 실린 '섬 아기'를 듣고 있으니 자꾸만 구슬퍼지네요.
 
그 옛날, 집에 혼자 남아 엄마를 한없이 기다리던 아기 빗방울이네가 생각나고요, 지금은 멀리 계신 엄마가 보고 싶어 몸 깊은 곳이 아파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일찍 가셔서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로 가슴에 남은 빗방울이네 엄마입니다. 
 
그렇게 옛 생각에 잠겨 '섬 아기'를 듣고 또 듣습니다. 스르르르 잠이 드는 빗방울이네는 점점 작아져 아기가 되었네요. 팔을 베고 동그랗게 누운 아기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안아봅니다. 아, 얼마나 향기롭고 따뜻한지!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이제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모래밭에 발이 푹푹 빠지는 것도 모르고 엄마는 네 생각만으로 열심히 달려오고 있단다. 한숨 자고 나면 엄마가 금방 와 계실 거야. 푹 자렴,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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