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명소 홍룡폭포 홍룡사 알고 싶은 몇 가지
경남 양산 명소인 홍룡폭포와 홍룡사를 가봅니다.
홍룡폭포는 양산 8대 명소의 하나입니다.
그대는 폭포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나요?
폭포는 우리에게 무엇을 일깨워줄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총 높이 49m로 떨어지는 3단 폭포
홍룡폭포(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홍룡로 372)는 천성산 자락에 있는 아름다운 폭포입니다.
상·중·하의 3단 구조로 떨어지는 폭포인데, 안내판에 보니 폭포의 높이가 상층은 80척, 중층 46척, 하층 33척이라고 합니다.
1척(尺)이 약 30.3cm이므로 이를 환산하면, 홍룡폭포 상층은 25m, 중층 14m, 하층 10m로 총 높이 49m에 달하네요.
이 정도 규모는 국내 폭포 중에서 매우 큰 폭포에 속합니다.
빗방울이네의 취재 결과로는 상·중·하를 연결한 길이로 치면 남한에서 5~6번째로 높은 폭포였습니다.
국내 최장 폭포는 토왕성폭포(320m, 설악산)입니다.
독주폭포(200m, 설악산), 대승폭포(88m, 설악산), 불일폭포(60m, 지리산), 엉또폭포(50m, 서귀포), 미인폭포(50m, 삼척)도 높습니다.
영남 제1의 폭포로는 희방폭포(28m, 경북 영주)인데요, 양산의 홍룡폭포는 상층만 쳐서는 25m여서 희방폭포 뒤를 잇는 폭포가 되는가 봅니다.
양산에 이렇게 멋진 폭포가 있었다니!
2. '홍룡폭포'라는 이름에 담긴 풍경
홍룡폭포는 홍룡사 경내에 있는 폭포입니다.
홍룡사의 안내판에 따르면 홍룡폭포를 한자로 '虹瀧瀑布'라고 해두었네요.
한자 그대로 읽으면 '홍롱폭포'가 됩니다. 이 폭포의 원래 이름입니다.
'虹(홍)'은 무지개를 뜻합니다. 벌레 '충(虫)'에 하늘(空)을 뜻하기 위한 '工(공)'으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그러니까 '虹(홍)'은 하늘에 걸리는 벌레라는 말이네요.
그 거대하고 아름다운 벌레라는 것이 바로 무지개라는 말이고요. 옛사람들은 무지개를 용이 나타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瀧(롱)'은 '비가 오다, 적시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모양, 물소리' 같은 여러 뜻이 있는데, 물 '水(수)'와 '용 龍(용)'로 이루어져 있으니 '물이 용 같다, 용 같은 물줄기'라는 의미가 들어있네요.
그러니까 '홍롱(虹瀧)'이라는 말에 숨은 키워드는 '무지개'와 '용'이겠습니다.
맨 처음 홍롱폭포라는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이 폭포를 보고 '무지개'와 '용'을 떠올렸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고요.
'홍롱'이라는 옛 이름이 현재의 '홍룡'으로 바뀌었는데, 구전과정에서 '홍롱'은 '홍룡'으로 바뀌기 쉬웠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폭포 곁에 들어선 홍룡사는 폭포의 옛 이름을 따 일주문에 '虹瀧寺'라고 써두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절도 사람들도 절 이름을 '홍룡사'로, 폭포 이름을 '홍룡폭포'라 부르고 있답니다.
3. 안개 같은 물보라 흩날리는 홍룡폭포를 조우하다
홍룡폭포를 만나러 갑니다.(홍룡폭포 가는 방법은 이 글 맨 아래에 소개)
양산 상북면 대석마을 입구에서 산 쪽으로 1시간쯤 걸어가면 홍룡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가면 홍룡폭포의 아랫단(중층, 하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홍룡사 대웅전을 왼쪽으로 두고, 계단을 따라 더 올라가면 눈앞에 홍룡폭포가 웅장한 위용을 드러냅니다.
폭포수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을 타고 쉼 없이 떨어지고 있네요.
그 물줄기들이 바위에, 바위에 붙은 초록 이끼에 부딪혀 안개처럼 작은 물보라를 사방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그 물보라가 청명한 날 햇빛에 굴절되어 무지개가 생기겠지요?
옛 이름 '虹瀧(홍롱)'은 물이 떨어지며 피어나는 아름다운 무지개라는 뜻이겠습니다.
옛사람들은 그 당시에는 어떻게 생기는지 알 수 없어 신묘하기만 했을 무지개를 보면서 용을 생각하고 저마다의 간절한 기도를 했겠지요?
4. 원효스님 제자들이 몸 씻으며 수행하던 홍룡폭포
홍룡폭포의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 커다란 연못이 있네요.
수영장이 생각나는 빗방울이네는 풍덩 뛰어들고 싶네요. 물론 생각만요.
그런데요, 신라시대에 많은 수행자들이 이 연못에서 몸을 씻으며 용맹정진 공부를 했다는 사연이 있습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이 폭포를 품고 있는 홍룡사는 서기 673년(신라 문무왕 13년) 원효스님(617~686년)이 창건한 낙수사란 이름의 절입니다.
양산시청의 안내에 따르면, 이 절은 원효스님이 중국 당나라에서 온 1,000 명의 제자를 가르쳤다는 89개 암자 중 하나라고 합니다.
원효스님은 그 많은 수행자들의 거처로 천성산 곳곳에 89개의 암자를 지었던 것입니다.
수행자들이 황룡사(낙수사)에 머물면서 황룡폭포 아래서 몸을 씻으며 천성산 화엄벌에서 원효스님의 설법을 들었던 것이고요.
그 1,000명이 깨달음을 얻어 성인(聖人)이 된 곳이라고 해서 '千聖山(천성산)'이라고 합니다.
홍룡폭포 주변 공간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차가운 물방울이 가득합니다.
몸이 서늘해지고 정신이 명징해지네요. 그때의 수행자들도 이런 맑은 기운이었겠지요?
그 기운을 고이 간직하고, 폭포 바로 옆에 자리 잡은 홍룡사의 관음전에 들어가 봅니다.
5. 국내 유일의 랑견관음(蒗見觀音)이 건네주는 말
홍룡폭포 옆 관음전에는 랑견관음(蒗見觀音)과 백의관음(白衣觀音)이라는 두 분의 보살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홍룡사 안내판에 따르면, 이 랑견관음은 33 관음 중 제8 존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홍룡사에만 볼 수 있는 관세음보살이라고 합니다.
국내 유일이라고 하니, 예사롭지 않네요. 홍룡폭포까지 와서 그냥 쉬이 지나쳐서는 안 될 듯합니다.
이 안내문을 조금더 읽어봅니다.
'랑견보살은 높은 산의 기암에 앉아
떨어지는 폭포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므로
비폭관음(飛瀑觀音)이라고도 한다.
(중략)
폭포가 모든 것을 씻어 내리듯 중생의 번뇌를 씻어주므로
중생의 생각을 맑고 청정하게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랑견보살은 폭포의 관음이므로 폭포가 있는 홍룡사에만 있다는 말입니다.
랑견보살은 폭포처럼 중생의 번뇌를 씻어준다고 하네요.
그런데 왜 이름을 '랑견(蒗見)'이라고 했을까요?
'독서목욕'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운하 이름 '蒗(랑)'과 볼 '見(견)'. 그러니 랑견(蒗見)의 뜻은 '랑'이라는 운하를 바라보는 보살이라는 뜻이네요.
폭포를 보면서 폭포가 아니고 왜 운하를 본다고 했을까요?
폭포를 바라보니, '비폭관음(飛瀑觀音)'의 경우처럼 폭포 '瀑(폭)'자를 써서 그 이름을 '폭견관음'이라고 했을 법도 한데 말입니다.
'랑견(蒗見)'
이 두 글자를 음미해 봅니다.
랑견보살의 은유와 상징은 '蒗(랑)'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蒗(랑)'이 뜻하는 운하(運河)는 물의 길을 말합니다.
그러면 '랑견(蒗見)'이라는 이름 속에는 '물의 길을 본다'는 뜻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무슨 뜻일까요?
홍룡폭포를 보면서 폭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물의 길을 본다!
다시 홍룡폭포 앞에서 폭포를 바라봅니다.
빗방울이네는 랑견(蒗見)이라는 말을 곰곰 생각하다 보니 폭포 대신 자꾸 물의 길을 짐작하게 되네요.
물방울들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기까지 달려왔던 먼 여정, 그리고 폭포로 떨어져 계곡을 타고 시내를 따라 바다로 가는 그 멀고 먼 물의 길 말입니다.
폭포수가 부딪히는 바위에 붙어있는 파란 이끼들, 아름다운 나무들, 연못 속의 물고기들 ···.
이 수많은 이름 모를 생명들이 폭포수를 먹고 삽니다.
그러면 이 생명들도 하나의 물의 길이라고 할까요?
어찌어찌하여 빗방울이네에게 도달한 이 물을 먹고사는 빗방울이네도 걸어 다니는 하나의 물의 길이겠고요.
그리하여 우리는 모두 하나의 물의 길로 연결된 존재이겠습니다.
인연으로 돌고 도는 이 법계(法界)에서 서로 의존하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커다란 하나의 존재 말입니다.
'랑견관음(蒗見觀音)'
관음전의 랑견관음보살이 바로 앞쪽 벼랑에서 쏟아지는 홍룡폭포를 지그시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 끝없고 다함없는 물의 길을 말입니다.
그대에게 황룡폭포는 어떤 소중한 말을 건네줄까요?
마음이 흐린 날이라면 황룡폭포에 한번 가보시길!
6. 양산 명소 홍룡폭포 가는 방법
첫 번째 방법, 부산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양산역에 내려서 양산 상북면 대성마을로 가는 11번 버스를 이용합니다.
대성마을에 하차(30~40분 소요) 한 후 1시간여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홍룡사→홍룡폭포가 나옵니다.
두 번째 방법, 승용차로 이용하면 금방 갈 수 있습니다.
홍룡사 주차장(무료)에 차를 대놓고 10~20여 분 설렁설렁 걸으면 홍룡사와 홍룡폭포를 만날 수 있으니까요.
상북면엔 대성마을이 있고, 대석마을도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지하철 이용)의 경우, 대성마을 입구에서 대석마을의 대석저수지를 지나고 포장도로를 계속 걷는 코스는 설렁설렁 걷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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