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위정 5장 무위 無違
논어 위정 편 제5장을 만납니다.
부모님 모시는 일, '무위(無違)'하라고 합니다.
이 두 글자에는 어떤 깊은 뜻이 있을까요?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논어 위정 편 제5장 읽기
孟懿子問孝(맹의자문효) 하매 子曰(자왈) 無違(무위) 니라
樊遲御(번지어)러니 子告之曰(자고지왈)
孟孫(맹손)이 問孝於我(문효어아)어늘 我對曰(아대왈) 無違(무위) 호라
樊遲曰(번지왈) 何謂也(하위야)이꼬
子曰(자왈) 生事之以禮(생사지이례)하며 死葬之以禮(사장지이례)하고 祭之以禮(제지이례)니라.
맹의자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말해주었다. "어기지 말라."
번지가 수레를 몰았다. 공자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맹손이 나한테 효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어기지 말라 함이라고 말해주었다."
이에 번지가 무슨 뜻이냐고 여쭈었다.
공자께서 말해주었다. "부모가 살아 있을 때는 예로써 받들고, 돌아가셨을 때는 예로써 장례를 치르며, 예로써 제사를 모신다."
▷「사람인가를 묻는 논어」(윤재근 지음, 동학사, 2008년 3쇄) 중에서.
2. '효란 거슬림이 없는 것'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요?
'孟懿子問孝(맹의자문효)'
'맹의자(孟懿子)'라는 사람이 '問孝'했다는 말이네요.
물을 '問(문)', 효도 '孝(효)'. 그러니 효가 무엇입니까? 하고 맹의자가 공자님에게 물었다는 말입니다.
'子曰(자왈)'
아들 '子'는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한자 사전에 보면 '子'의 다양한 뜻 중에서 '공자의 높임말'이라는 뜻이 별도로 들어 있습니다.
가로 '曰(왈)'은 '가로되'의 뜻입니다.
그러니 '子曰(자왈)'은 '공자님께서 말씀하셨다'하는 뜻이고요.
'無違(무위)'
이 문장은 오늘 우리가 만나는 논어 위정 편 제5장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네요.
없을 '無(무)'는 '없다'는 뜻 말고도 그 쓰임이 다양합니다.
'無(무)'에는 '없다'는 뜻과 함께 '아니다' '말다' '금지하다' '~하지 않다'의 뜻이 있다는 점을 새겨둡니다.
'違(위)'는 '어긋나다'의 뜻입니다.
그러면 '無違(무위)'는 위 책의 풀이대로 '어기지 말라' 또는 '어김이 없다'라는 뜻이 드러나네요.
효가 무엇인가에 대한 공자님의 대답이 '어기지 말라'입니다.
다른 수식어가 없는 '無違(무위)'라는 간단명료한 명령문의 답에서 어떤 단호함이 느껴집니다.
'효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이 '無違(무위)' 이상이 없다는 듯한 단호함 말입니다.
'樊遲御(번지어)'
'樊遲(번지)'는 사람 이름입니다. 공자님보다 46세 연하의 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느릴 '御(어)'의 뜻이 재미있네요. '마차를 몰다'라는 기본 뜻에서 '통솔하다, 길들이다'라는 뜻으로 발전하는 글자입니다. 마차를 모는 일이 바로 마차를 끄는 말을 잘 통솔하는 일과 연결되네요.
'樊遲御(번지어)'는 '번지가 마차를 몰았다'라는 뜻입니다. 공자님은 제자가 모는 마차를 타고 가는 중입니다.
'子告之曰(자고지왈)'
'子'는 앞서 나온 대로 공자님에 대한 존칭입니다. 고할 '告(고)'는 '고하다, 알리다, 가르쳐주다'의 뜻, 갈 '之(지)'는 제자 '번지'를 가리키는 대명사로, 가로 '曰(왈)'은 '말하다'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니 '공자님이 그(번지)에게 말씀하셨다'는 뜻이 드러납니다.
'孟孫(맹손) 問孝於我(문효어아)'
孟孫(맹손)은 맨 앞에 등장한 '맹의자(孟懿子)'를 말합니다.
뒤의 문장은 물을 '問(문)', 효도 '孝(효)', '에'라는 의미의 조사 '於(어)', 나 '我(아)'로 이루어졌네요.
그래서 이 문장의 뜻은 '맹손이 나에게 효를 물었다'가 되네요.
맹손과 헤어진 공자님이 제자 번지가 모는 마차를 타고 가며 운전석의 번지에게 건넨 말입니다.
'아까 맹손을 만났는데 그가 나에게 효에 대해 묻더라'라는 뉘앙스가 느껴지네요.
'我對曰(아대왈) 無違(무위)'
나 '我(아)', 대할 '對(대)', 가로 '曰(왈)'로 이루어진 앞의 문장은 '나는 대답했다'의 뜻이 되네요.
위 책에서는 '我對曰(아대왈)'을 '대질러주었다'라고 풀이했습니다.
'對(대)'에는 '대답하다, 대하다, 대응하다, 대처하다, 필적하다'의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평범하게 '대답했다'라기보다는 '내뱉었다, 일갈했다'라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無違(무위)'
이렇게 단 한 마디로만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孟懿子(맹의자)'는 당시 노나라의 권력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효를 묻는데 거기 대고 공자님은 '無違(무위)'라고만 일갈했다고 하네요.
효란 한마디로 거슬리지 않는 것, 어기지 않는 것, 어김이 없는 것!
이는 무슨 말일까요?
3. 나의 자식들이 보고 있는 나의 '무위(無違)'에 대하여
그래서 궁금한 번지가 묻습니다.
'樊遲曰(번지왈) 何謂也(하위야)'
어찌 '何(하)'는 '어느, 어떤, 어떠한, 언제, 얼마, 무엇'의 뜻, 이를 '謂(위)'는 '이르다, 가리키다, 논평하다, 설명하다, 알리다, 까닭, 이유'의 뜻, '也(야)'는 여기서는 의문을 나타내는 '~느냐'의 어조사입니다.
그래서 '무슨 뜻입니까?'라는 의문문이 되네요. 효란 어기지 않는 것이라고 하셨다는데, 그 말은 무슨 뜻입니까 하고 번지가 공자님께 묻고 있네요.
'子曰(자왈)'
그래서 '子曰(자왈)', 공자님이 말씀해 주시네요.
'生事之以禮(생사지이례)'
날 '生(생)'은 '살다, 생존하다'의 뜻, 일 '事(사)'는 '섬기다, 힘쓰다'의 뜻, 갈 '之(지)'는 부모를 받는 대명사, 써 '以(이)'는 '~써, ~에 따라'의 뜻입니다. 문장 끝에 예도 '禮(예)'가 등장하네요.
그러면 '살아계실 때 예로써 부모를 모신다'라는 뜻이네요.
나머지 두 문장은 같은 구조입니다.
'死葬之以禮(사장지이례) 祭之以禮(제지이례)'
두 문장 안에 새로 등장한 단어는 죽을 '死(사)', 장사 지낼 '葬(장)', 제사 지낼 '祭(제)'입니다.
그래서 두 문장은 각각 '돌아가시면 예로써 장사 지내고, 예로써 제사 지낸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러니까 살아계실 때나 돌아가셨을 때나 구분 없이 언제나 예로써 부모님을 모셔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효란 무엇인가라는 세도가 맹의자의 물음에 공자님은 '無違(무위)'라고 하셨고, 이 '無違(무위)'란 무엇인가라는 제자 번지의 물음에 공자님은 이렇게 알기 쉽게 풀어주셨네요.
거슬리지 않는 것(無違)은 예(禮)에 거슬리지 않는다는 말이었네요.
'無違(무위)'
'독서목욕'에서는 오늘의 핵심 문장, 이 두 글자를 다시 음미해 봅니다.
'어긋나다'의 뜻인 '違(위)'는 '어기다' '다르다' '떨어지다' '피하다' '달아나다' '멀리하다' '원망하다'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違(위)'가 가진 각각의 뜻으로 '無違(무위)'를 음미해 봅니다. '孝(효)'를 말풍선처럼 머리 위에 띄워놓고요.
- 부모님의 뜻을 어기지 말라.
- 부모님의 마음과 다르게 하지 말라.
- 부모님을 피하지 말라.
- 부모님으로부터 멀리 달아나지 말라.
- 부모님을 멀리하지 말라.
-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라.
이런 '無違(무위)'의 자세로 부모님을 모시는 효성 지극한 자식이 있습니다.
그런 자식의 부모 공경하는 삶의 모습 하나하나를 그의 어린 자식들이 가까이 보며 성장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를 모시는 일, 어찌 '無違(무위)'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요?
'無違(무위)'
오늘날 우리의 어깨를 내리치는 죽비 같은 문장인 것만 같습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다큐 어른 김장하 그리고 문형배 이야기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만나 봅니다.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자꾸만 물어오는, 가슴 찡한 다큐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다큐멘터리
interestingtopicofconversatio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