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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정 금지효자 시위능양 지어견마 개능유양 불경 하이별호

빗방울이네 2025. 6.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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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위정 편의 문장을 만나 봅니다.

 

부모님을 어떻게 모셔야 하는가에 대한 공자님의 소중한 전언(傳言)입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논어 위정 편의 효도(孝道)에 대한 문장 읽기

 

子游問孝(자유문효)한대

子曰(자왈) 今之孝者(금지효자)는 是謂能養(시위능양)이니

至於犬馬(지어 견마) 하야도 皆能有養(개능유양)이니

不敬(불경)이면 何以別乎(하이별호)리오.

자유(子游)가 효도에 대해서 물었는데

공자가 말씀하시길 요새 효도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부모를 잘 봉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개나 말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다 양육할 줄을 아는 것이니,

공경하는 마음이 없다면 금수를 사육하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석분정오(釋紛訂誤) 논어신해(論語新解)」(김종무 지음, 민음사, 1990년 4판) 중에서.

 

2. '요즘 사람들은 효를 물질적인 봉양만으로 아는 듯해!'

 

'子游問孝(자유문효)'

 

'자유(子游)'는 공자님의 3대 제자(자하, 자장, 자유) 중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자유'라는 주어 다음에 물을 '問(문)', 효도 '孝(효)'가 이어지네요.

 

그러니 '자유'가 효도를 물었다가 됩니다. 스승인 공자님에게요.

 

공자님의 45세 연하 제자라도 알려져 있는 '자유'는 왜 효도를 물었을까요?

 

그가 효도의 정의를 몰라서 물었을까요?

 

당시 세태에 대한 비판의 뉘앙스가 느껴지네요. 

 

이런 느낌 말입니다.

 

- 스승님, 효도란 대체 어떤 것이라고 여겨지기에 세상이 이 모양인지요?

 

이런 제자의 탄식 같은 물음에 공자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子曰(자왈) 今之孝者(금지효자) 是謂能養(시위능양)'

 

아들 '子(자)'는 사전에 '공자(孔子)의 높임말'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曰(왈)'은 '가로되, 말하기를, 말하다, ~라 하다'의 뜻이니, '자왈(子曰)'은 '공자님이 말씀하시다'입니다.

   

이제 '今(금)' 갈 '之(지)'로 이루어진 '今之(금지)'는 '오늘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공자님이 '오늘날에는 말이야' 또는 '요즘 말이야~'라는 말로 제자의 물음에 답하고 있네요.

 

효도 '孝(효)' 놈 '者(자)'로 이루어진 '孝者(효자)'에서 '者(자)'는 '것, 자, ~란, ~라는 것은'의 의미인데 여기서는 '~라는 것은'의 뜻으로 새겨봅니다.

 

그러면 '今之孝者(금지효자)'라는 문장의 뜻은 이렇게 드러나네요.

 

- 오늘날 효(孝)라는 것은 말이야~

 

그래서 이 문장 뒤에 나올 문장은 무언가 어두운 성질의 문장일 것만 같네요. 예시로 '오늘날 젊은이들은 말이야~'라는 문장에 으레 안 좋은 이야기가 뒤따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떤 안 좋은 이야기가 뒤따를까요?

 

그 안 좋은 이야기가 바로 뒤에 붙어 나온 '是謂能養(시위능양)'입니다.

 

이 문장에서 옳을 '是(시)', 이를 '謂(謂)'로 이루어진 '是謂(시위)'를 파봅니다.

 

중국어사전을 보니 '是(시)'는 형용사나 동사성 술어 앞에서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 뜻은 '확실히' '실로'에 해당하고요. 그래서 반드시 강하게 발음한다고 하네요. 우리도 여기서 '확실히' '실로'로 새겨봅니다.

 

그러면 '말하다, ~라고 부르다'의 뜻인 '謂(위)'와 결합된 '是謂(시위)'는 '확실히 ~라고 말하다'라는 뜻이 되네요.

 

능할 '能(능)' 기를 '養(양)'으로 결합된 '能養(능양)'에서 '養(양)'은 '먹여 살리다, 기르다, 양육하다, 부양하다, 봉양하다, 공양하다'의 뜻입니다. 특히 '가축이나 화초 따위를 기르다, 가꾸다, 사육하다, 치다, 재배하다'라는 의미로도 많이 쓰입니다.

 

그러니까 '能養(능양)'은 물질적으로만 봉양한다는 의미가 들었네요.

 

그래서 '是謂能養(시위능양)'라는 문장은 '확실히 물질적으로 봉양하는 것만을 말하는 듯하다'라는 속뜻이 드러나네요.

 

'今之孝者(금지효자) 是謂能養(시위능양)'을 세태를 꾸짖는 공자님 버전으로 다시 시니컬하게 읊어볼까요?

 

- 요즈음 효(孝)라는 것을 말이야, 순전히 물질적으로 봉양하는 것만을 말하는 듯해!

 

공자님 시대에도 부모님을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봉양(奉養)만 잘하면 되는 것이 효라고 생각하는 자식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2,500년 전의 문장인데, 어찌하여 오늘날 우리네 가슴이 뜨끔해지는 걸까요?

 

공자님의 회초리는 계속됩니다.

 

"잘_먹여주고_입혀주면_효도한_거라고?_그건_반려견에게도_하는_일이야"-논어_위정편_효도에_대한_문장_해설_중에서.
"잘 먹여주고 입혀주면 효도한 거라고? 그건 반려견에게도 하는 일이야" - 논어 위정 편 효도에 대한 문장 해설 중에서.

 

 

 

3. '잘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면 효(孝)라고? 그건 반려견에게도 하는 일이야!'

 

'至於犬馬(지어견마)' 

 

'至於犬馬(지어견마)'에서 '이를 '至(지)'와 '~에'의 뜻을 나타내는 어조사 '於(어)'로 이루어진 '至於(지어)'는 '~에 이르면'으로 직역됩니다.

 

중국어사전에 보니 '於(어)'와 뜻이 같은 이체자인 '于(우)'를 사용한 '至于(지우)'가 나오네요.

 

'至於(지어)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至于(지우)'는 '~의 정도에 이르다' '~으로 말하면' '~때에 이르러'의 의미로 쓰이는 관용구입니다.

 

특히 대화 도중에 화제를 바꾸거나 제시할 때 '~으로 말하면' '에 관해서는'의 의미로 쓰인다고 합니다.

 

그러면 뒤에 나온 개 '犬(견)', 말 '馬(마)'와 결합한 '至於犬馬(지어견마)'의 뜻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개나 말로 말할 것 같으면

 

그렇게 예시를 들어 놓고 공자님은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皆能有養(개능유양)'

 

모두 '皆(개)', 능할 '能(능)', 있을 '有(유)', 기를 '養(양)'으로 구성된 문장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사전에 보니 '能有(능유)'는 'can have' 'could have'의 의미로 쓰이는 구문입니다.

 

그러니 '皆能有養(개능유양)'은 이런 뜻이 드러납니다.

 

- 모두 기를 수는 있다

 

앞의 문장과 이어 뜻을 밝혀봅니다.

 

'至於犬馬(지어견마) 皆能有養(개능유양)'

 

- 개나 말로 말할 것 같으면, 모두 사람들이 기를 수는 있다

 

이 문장의 속뜻을 새기며 공자님의 버전으로 읊어봅니다.

 

- 뭐라고? 잘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면 효도하는 거라고? 그건 반려견에게 다 하는 일이야!

 

당시 세태에 속이 부글부글 끓는 공자님의 성난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네요.

 

그리고 이렇게 정곡을 찌릅니다.

 

'不敬(불경)'

 

일반적으로 '아니다'의 뜻으로 많이 쓰이는 '不(불)'은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다, 금지하다'의 뜻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공경 '敬(경)'과 쓰여 '不敬(불경)'은 '공경하지 아니하다' '공경이 없다'의 뜻이겠습니다.

 

'何以別乎(하이별호)'

 

어찌 '何(하)', 써 '以(이)'로 이루어진 '何以(하이)'는 중국어사전에 보니 '무엇으로' '어떻게' '왜' '어째서'라는 뜻입니다. 'how'나 'why'에 해당하네요.

 

어조사 '乎(호)'는 의문 또는 반문을 나타내는 어조사입니다.

 

다를 '別(별)'에 붙은 '別乎(별호)'는 '다르다 하겠는가'의 뜻이 되네요.

 

그러면 '何以別乎(하이별호)'의 뜻은 '어찌 다르다 하겠는가'입니다.

 

이리하여 전체 문장 '不敬(불경) 何以別乎(하이별호)'의 뜻은 이렇게 드러나네요.

 

- 공경하지 않는다면 어찌 다르다 하겠는가?

 

효도에 대한 당시 세태를 신랄하게 비판하시는 공자님의 톤으로 읊어봅니다.

 

-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물질적인 부양만 한다면 말이야,

 

- 그게 부모에게 하는 것이나 짐승에게 하는 것이나 대체 뭐가 다를꼬!

 

- 문제는 공경이야, 공경!

 

그러니 불효라는 것이 바로 부모를 개나 말처럼 부양만 하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공경(恭敬)하는 마음 없이 말입니다.

 

불경(不敬)이 바로 불효(不孝)란 말입니다.

 

이 '不敬(불경)에 들어 있는 '공경 '敬(경)'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한자사전에 보니 '공경 '敬(경)'의 뜻이 이렇게 나열되어 있습니다.

 

'감사하는 예(禮),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마음을 절제하다, 정중하다, 예의가 바르다'

 

이 여러 뜻들과 나와 부모님을 연결시키 보면서 '나' 돌아보게 되는 시간입니다.

 

글 읽고 마음 목욕하는 블로그 '독서목욕'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팁이 되는 「논어」 문장을 더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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