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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잠언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 자기 제어

빗방울이네 2025. 2. 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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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잠언 해설집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중에서 한 문장을 만납니다.

 

지금 자기 제어가 필요하신가요?

 

그러면 '하나님(God)께 도움을 청하라'라고 합니다.

 

함께 읽으며 마음을 맑히는 독서목욕을 하십시다.

 

1. 루미 잠언집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문장 읽기

 

책을 읽다가 이런 진귀한 문장을 만나면 저절로 마음 고개가 하늘을 우러르게 됩니다.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여라.

자기 제어가 부족한 자는

그분의 은혜가 부족한 것이다.

▷이현주의 루미 잠언 읽기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루미 짓고 이현주 엮음, 샨티, 2013년 5쇄) 중에서.

 

이 문장은 루미의 시 구절입니다. 이 높고 높은 시를 쓴 루미는 누구일까요?

 

위 책에 따르면, 메블라나 젤란룻딘 루미(Mevlana Jelaluddin Rumi, 1207~1273년)는 13세기 페르시아의 신비주의 사상가이자 시인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신적 걸작품으로 꼽히는 「마드나위(Madbnawi)」를 냈습니다. 루미가 12년 동안 쓴 걸작 시편들이 이 책(여섯 권)에 실려 있습니다.

 

오늘 만나는 위의 문장이 바로 이 「마드나위」에 실린 루미 시의 한 구절인 것입니다. 

 

2. 혼자 끙끙대지 말고 하나님께 청하라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는 루미의 「마드나위」 1, 2권을 발췌해 영어로 옮겨진 것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위 책의 엮은이 이현주 님(1944년~, 충북 충주)은 목사님이자 동화작가, 번역가입니다(참고로 이현주 님은 남성입니다). 「대학 중용 읽기」,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등을 펴내며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을 쓰는 분입니다. 

 

이현주 님은 「마드나위」 1, 2권의 영어본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각 구절마다 자신의 소중한 느낌을 함께 붙였습니다.

 

그러니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는 루미의 잠언에 대한 이현주의 해설집입니다.

 

오늘 만나는 문장을 다시 한번 음미해 봅니다.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여라.

자기 제어가 부족한 자는 그분의 은혜가 부족한 것이다.'

 

매우 신비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문장이네요.

 

지금까지 이 세상에 나 혼자라고 생각했던 이들이라면, '하나님'이라는 든든한 힘이 나에게 있다는 오래된 사실을 불현듯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이 문장에 나오는 '하나님'은 'God'의 번역입니다. 이 책 앞장 '일러두기'에 이는 이슬람 한국본부의 번역에 따른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각 종교마다 고유한 이름으로 불리는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고 주재하며 우주 만물을 섭리로 다스리는 초자연적 절대자를 말할 것입니다.

 

그 하나님께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라고 하네요.

 

그동안 자기 제어를 위해 우리 혼자 낑낑거리던 밤들이 얼마나 많았는지요?

 

술을 적게 마시자, 화를 참자, 담배를 끊자, 감각적 욕망에서 벗어나자 ···.

 

수많은 계획과 맹세를 세우지만 그때뿐, 우리의 몸과 마음은 좀처럼 제어되지 않는 망나니 같기만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라고 하네요. 매우 든든한 우군이 생긴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라는 까닭은 무얼까요?

 

이 책의 안내자인 이현주 님은 이 문장 아래 자신의 느낌을 붙이면서 참고로 성경 속의 이 문장을 함께 덧붙여 두었습니다. 

 

'너희는 가지요 나는 나무다. 너희가 나를 떠나서는, 다시 말해서 내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예수)'

 

이 문장의 원문을 성경에서 찾아 음미해 봅니다.

 

요한복음 15장 속에 이 문장이 있습니다.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스페셜 성경」(스페셜 성경 편찬위원회, 아가페출판, 2009년) '요한복음 15장' 중에서.

 

성경 구절 속의 '포도나무'는 예수님이고 '가지'는 나입니다.

 

가지가 나무를 떠난다면 버려진 마른 나뭇가지에 불과할 것입니다.

 

가지는 나무에 딱 붙어 있어야 생명력이 있고, 또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일 것입니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거하라'라고 하시네요.

 

'내 안에 거하라'

 

그래서 이 문장이 요한복음 15장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내 안에 거하라'는 어떤 의미일까요?

 

"자기_제어를_할_수_있도록_하나님께_청하라._자기_제어가_부족한_사람은_그분의_은혜가_부족한_것이다."-루미_잠언집_'사랑_안에서_길을_잃어라"_중에서.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청하라. 자기 제어가 부족한 사람은 그분의 은혜가 부족한 것이다." - 루미 잠언집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중에서.

 

3. 하늘은 내 삶의 순간순간에 내재한다

 

'내 안에 거하라'라는 문장을 음미하면서, 「중용」 한 구절을 함께 새겨봅니다.

 

「중용」 제1장 천명장(天命章)의 앞부분입니다.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修道之謂敎(수도지위교) 

천(天)이 명(命)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 그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 그것을 일컬어 교(敎)라고 한다.

道也者(도야자)不可須臾離也(불가수유리야) 

도(道)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可離(가리) 非道也(비도야)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是故(시고) 君子戒愼乎其所不睹(군자계신호기소불도) 恐懼乎其所不聞(공구호기소불문)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계신(戒愼)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공구(恐懼)한다. 

莫見乎隱(막현호은) 莫顯乎微(막현호미) 故君子愼其獨也(고군자신기독야)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처럼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중용 인간의 맛」(김용옥 지음, 통나무, 2011년) 중에서.

 

도(道)는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일 텐데, 그것은 하늘이 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하늘이 명하는 '도'는 나에게서 잠시라도 떠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위 책의 지은이 김용옥 님은 '도'란 '삶의 모든 순간에 내재한다'라고 했네요.

 

그래서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경계하고 삼가며(戒愼), 들리지 않는 데서 몹시 두려워한다(恐懼)라고 합니다.

 

하늘이 항상 지켜보며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경」의 한 구절도 함께 새겨봅니다. '敬之(경지)'라는 제목의 시의 일부분입니다.

 

命不易哉(명불이재) 하늘의 명을 받기란 쉽지 않은 것

無曰高高在上(무왈고고재상) 높고 높은 위에만 있다고 말하지 마시라

陟降厥士(척강궐사)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일을 하시고

日監在玆(일감재자) 날마다 아래 땅을 살피시나니

▷「시경(詩經)」(정상홍 옮김, 을유문화사, 2014년) 중에서.

 

이 「시경」의 문장에서도 '하늘'은 높고 높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나를 살핀다고 하네요.

 

'내 안에 거하라'

 

이 성경의 문장도 같은 맥락으로 다가옵니다.

 

양치기가 양을 계속 주시하고 있듯이 하늘은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의 문장을 다시 읽어봅니다.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여라.

자기 제어가 부족한 자는 그분의 은혜가 부족한 것이다.'

 

혼자 끙끙대지 말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라는 말은 참으로 위안을 주는 말이네요.

 

그러면 하나님의 은혜로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앞의 「중용」과 「시경」의 문장을 겹쳐 보면, 하늘이 늘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이 자기 제어에 힘이 된다는 뜻으로 새겨집니다.

 

'그분의 은혜가 부족한 것이다.'

 

이 문장에서는 하나님이 자기 제어를 할 수 있도록 직접 은혜를 내린다는 뜻인데,  그것은 언어로 이해되는 영역이 아니라 체험의 영역일까요?

 

하늘이 저 높고 높은 곳에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나와 함께 한다는 말, 나의 삶의 순간순간에 내재되어 있다는 말은 얼마나 경이로운 말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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