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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일상

부산 맛집 남구 합천국밥 돼지국밥

by 빗방울이네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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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집으로 남구 '합천국밥'의 돼지국밥을 만납니다.
 
부산을 상징하는 음식이 된 돼지국밥, 사람들은 부산에 가면 이 돼지국밥을 한 번쯤 먹고 싶어 합니다.
 
과연 그 까닭이 무얼까요?
 
함께 읽으며 먹으며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워 보십시다.
 

1. 부산 맛집 남구 '합천국밥' 소개

 
'합천국밥'(부산시 남구 용호로 235)은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꼽히는 돼지국밥을 잘하는 집입니다.
 
부산서 돼지국밥 잘 하는 집 가운데 선두에 서 있는 소문난 맛집입니다.
 
식당 앞 유리에 크게 써붙인 '부산 최고의 맛집'이라는 문구에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부산 최고의 돼지국밥이면 어딜 내놔도 최고일 것입니다.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선정'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식당 앞에 걸려 있고요.
 
메뉴를 볼까요?
 
메뉴판을 보니, 이 집은 돼지국밥 가운데 따로국밥 전문이네요. 따로국밥은 밥과 국을 따로 주는 메뉴입니다. 밥과 국을 함께 말아서 주는 국밥메뉴는 없네요.
 
따로국밥, 섞어따로국밥, 내장따로국밥, 순대따로국밥, 모듬따로국밥이 각각 12,000원입니다.
 
이렇게 따로국밥 종류가 5가지인데, 역시 대표메뉴는 돼지 수육이 든 국을 주는 '따로국밥'이겠지요? 
 
그리고 수육백반(14,000원)도 눈길을 끄네요.
 
수육백반은 밥과 수육, 그리고 돼지국이 따로 나오는 메뉴입니다. 수육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하기 좋은 메뉴네요.
 
이때 나오는 국은 국물만 들어있는 돼지국입니다. 
 
그리고 수육/모둠수육(40,000~45,000원), 순대(30,000~35,000원)가 메뉴에 있네요.
 
영업은 매일 09:30~20:00까지(14:00부터 30분 브레이크타임, 11:00~13:00 사이 1인 식사 안됨)입니다.
 
식당 공간은 거리에 나란히 붙은 건물 2군데로 나뉘어 있습니다. 근처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한 식당이 이렇게 성장했네요.
 
맞은편 농협 하나로마트에 주차하면 식당에서 주차권을 줍니다.
 

부산_맛집-'합천국밥'의_돼지국밥_'따로국밥'_메뉴.
부산 맛집 - 남구 '합천국밥'의 돼지국밥 '따로국밥' 모습.

 

 

 

2. '돼지국밥 한 그릇 하실랍니꺼?'

 
오늘 점심으로 빗방울이네는 짝지 풀잎과 '합천국밥'의 따로국밥을 먹습니다.
 
식당 입구에, 삶은 돼지고기 덩이가 쌓여있네요. 이렇게 메뉴와 합치되는 리얼한 식당 입구라니!
 
그 고깃덩이를 끊임없이 썰고 있는 입구를 통과하면서 우리는 돼지국밥의 세계에 쑤욱 들어왔습니다.
 
돼지국밥에 뭐 따로 데코레이션 할 일 있나요? 주문하면 금방 나옵니다.
 
나오는 모양새도 돼지국밥답다고 할까요? 바쁘게, 숨차게, 식탁 위로 음식이 쫘악 깔렸습니다. 볼까요?
 
짝꿍처럼 나란히 놓인 흰밥과 국밥이네요.
 
뒤이어 푸릇푸릇 살아있는 부추무침이 그 센 힘으로 눈길을 잡아당깁니다.
 
그리고 깍두기, 배추김치가 반짝거립니다.
 
깍두기는 이 집의 보물인데, 멍게가 들어간 상큼한 깍두기입니다. 
 
그리고 생마늘, 땡고추, 양파, 된장, 간장, 새우젓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음식이 가진 뜨거움이 곧 몸으로 건너옵니다.
 
밥 오른쪽에 놓인, 이 식탁의 주인공 '돼지국'을 볼까요?
 
국물이 아주 맑습니다. 이 집 돼지국밥이 다른 집과 구별되는 가장 뚜렷한 특징입니다. 
 
그 맑은 국물에 돼지고기 수육들이 풍덩풍덩 들어있습니다. 이런 '날것' 그대로의 비주얼!
 
이 돼지고기 덩이들이 모종의 긴장감을 유발하며 잠자고 있던 세포를 깨우기 시작한달까요?
 
너는 어떤 녀석인고? 머리를 뚝배기에 바짝 밀착시킵니다.
 
맑은 고기국물에 대파 동동 뜨고요, 붉은 양념에 고깃덩어리가 가득 찬(한 두 덩이가 아닌) 이 뚝배기를 보고 있으면요, 뭐랄까요?
 
거칠고 투박하기 그지없는 이 음식을 보면 몸이 자꾸 꿈틀거린다고 할까요? 나를 억누르는 이런저런 일들과 한 판 뜨고 싶어 진다고 할까요?
 
아무 장식 없이 솔직한 이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 힘이 마구 솟는 것 같습니다.
 
본격 제조에 들어갑니다.
 
가장 먼저 생부추 무침을 한 젓가락 가득 집어서 국밥 그릇에 넣어 휘저어줍니다.
 
그러면 살아 날뛰던 부춧닢들은 국밥 안에 미리 들어있던 붉은 양념과 돼지수육 덩이들, 대파 조각들과 어우러져 따뜻한 국물 속에서 숨이 들어갑니다.
 
제조 끝입니다. 준비 다 됐다 아입니꺼? 국밥 한 그릇 하실랍니꺼?
 
그렇게 제조된 '합천국밥'의 돼지국밥 국물을 한 숟가락 먹어봅니다.
 
캬!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돼지국밥 국물이 이처럼 맑고 개운하다니!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습니다.
 
맞은편 짝꿍 풀잎을 봅니다. 풀잎이 한쪽 눈을 찡긋합니다. 아주 좋다는 신호입니다.
 
풀잎에 따르면, 국물이 맑아 좋고, 뜨겁지 않아 더욱 좋다고 하네요.
 
더 이상 말이 필요합니꺼!
 
그동안 세상 눈치 보고 몸 사리느라 약해 빠져 있던 몸에 거칠고 투박함을 가득 채우는 시간, 돼지국밥을 먹는 시간입니다.
 

3.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부산의 시인, 최영철 시인님의 시 '야성은 빛나다'를 읽고 먹으면 돼지국밥이 더 맛있습니다.
 
몸에서 야성(野性)이 솟는 것 같습니다. 불뚝불뚝 말입니다.
 
야성은 빛나다
 
최영철(1956년~ , 경남 창녕)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그것도 모자라 정구지 마늘 양파 새우젓이 있다
푸른 물 뚝뚝 흐르는 도장을 찍으러 간다
히죽이 웃고 있는 돼지 대가리를 만나러 간다
돼지국밥에는 쉰내 나는 야성이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시장바닥은 곳곳에 야성을 심어 놓고 파는 곳
그 따위 현혹되지 않고 오로지 야성만을 연마하기 위해
일념으로 일념으로 돼지국밥을 밀고 나간다
둥둥 떠다니는 기름 같은 것
그래도 남은 몇 가닥 털오라기 같은 것
비계나 껍데기 같은 것
땀 뻘뻘 흘리며 와서 돼지국밥은 히죽이 웃고 있다
목 따는 야성에 취해 나도 히죽이 웃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면 마늘 양파 정구지가 있다
눈물 찔끔 나도록 야성은 시장바닥 곳곳에 풀어 놓은 것
히죽이 웃는 대가리에서 야성을 캐다
홀로 돼지국밥을 먹는 이마에서 야성은 빛나다
 
▷최영철 시집 「야성은 빛나나」(문학동네, 1997년) 중에서
 
'야성을 연마하려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는 이 시의 첫행, 지금 바로 돼지국밥집으로 달려가고 싶은 구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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